세계 3대 스포츠카 브랜드인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의 슈테판 윙켈만 회장이 "한국을 포함한 일부 시장을 대상으로 매우 한정적인 스페셜 에디션 출시할 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람보르기니 판매량이 최근 5년 새 60% 가까이 늘어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윙켈만 회장은 람보르기니 특유의 감성을 유지하기 위해 12기통(V12) 엔진을 이어가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성능과 감성 모두를 잡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윙켈만 회장은 지난 16일 한국·일본·호주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은 판매량 기준 람보르기니의 여섯 번째 시장"이라며 "최근 몇 년 사이에 빠르게 성장해 매우 긍정적인 놀라움을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람보르기니는 478대를 기록했다. 5년 전인 2020년(303대)과 비교하면 58% 늘어난 것이다.

슈테판 윙켈만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회장./람보르기니 제공

윙켈만 회장은 "한국 고객층은 매우 젊은데, 이는 우리 브랜드와 완벽하게 부합한다"며 "여성 고객 비율이 매우 높은 시장 중 하나라는 점도 긍정적 요소"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별로 특화된 모델을 별도로 출시할 계획은 없지만, 한국을 포함한 일부 시장을 대상으로 매우 한정적인 스페셜 에디션 출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윙켈만 회장은 내연기관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V12 엔진은 람보르기니의 DNA"라며 "V12 엔진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최소 2035년까지는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V12 엔진은 연료를 폭발시켜 힘을 만드는 원통형 실린더 12개를 'V' 자 모양으로 배치한 것이다. 폭발적 힘과 날카롭고 매끄러운 배기음을 내는 슈퍼카의 가장 이상적인 엔진으로 꼽힌다. V12 엔진에 전기 모터까지 달린 람보르기니 '레부엘토'는 최대 825마력, 최고 속도 시속 350㎞를 낸다.

앞서 람보르기니는 최소 2030년까지 순수 전기차를 내놓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탄소 배출 규제 회피 등을 이유로 순수 전기차를 내놓고 있는 다른 브랜드와 상반된 행보다. 페라리만 해도 오는 5월 첫 순수 전기차 '페라리 루체'를 공개할 예정이다.

윙켈만 회장은 "우리 세그먼트와 고객층에서 순수 전기차에 대한 수용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최신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고객들에게 충분히 수용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윙켈만 회장은 "순수 전기차에서 느껴지는 감성적 몰입의 부족은 네 번째 모델을 전기차로 전환하지 않기로 결정한 주요 이유 중 하나"라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통해 성능을 더욱 향상시키는 동시에,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동일한 수준의 감성적 매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람보르기니는 브랜드 네 번째 모델이자 첫 순수 전기차 콘셉트카 '란자도르'를 2028년 출시 예정이었지만, 최근 이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람보르기니 레부엘토. /람보르기니 제공

순수 전기차를 대체할 네 번째 모델은 그랜드투어러(GT) 2+2가 될 것으로 보인다. GT는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차량이고, 2+2는 뒷좌석이 있지만 성인이 오래 타긴 어려울 만큼 공간이 작은 형태를 말한다. 앞좌석을 젖히고 타는 문 2개짜리 쿠페가 대표적이다.

윙켈만 회장은 "신규 모델로 4도어 세단, GT, 2인승 모델, 더 작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을 검토했는데, 최종적으로 우리는 GT 2+2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윙켈만 회장은 "우루스보다 더 작은 SUV가 사업적으로는 매력적인 선택지일 수 있지만, 이는 더 많은 생산량을 요구해 브랜드 가치 희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배제했다"며 "결과적으로 GT 2+2가 현재 라인업의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럭셔리 및 수퍼 스포츠카 브랜드로서의 람보르기니 역사와 포지셔닝에도 부합하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신차를 포함한 람보르기니의 계획은 이르면 올해 중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윙켈만 회장은 "테메라리오는 순차적으로 인도될 것"이라며 "현재까지 우리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략은 의도한 대로 효과를 거두고 있고, 이제 올해 말 발표될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