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기준 글로벌 3위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처음으로 2위인 독일 폴크스바겐그룹의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경쟁 업체보다 적은 대수의 차를 팔고도 높은 수익성을 기록한 것인데, 미국 관세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 악재 속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1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현대차(005380)·기아(000270)·제네시스)은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727만대를 판매해 일본 도요타그룹(1132만대), 폴크스바겐그룹(898만대)에 이어 판매량 3위를 유지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618만대)와 스텔란티스(548만대)가 그 뒤를 이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뉴스1

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순위 변동이 있었다. 현대차그룹의 영업이익은 20조5460억원으로, 89억유로(약 15조3000억원)를 기록한 폴크스바겐그룹을 넘어섰다. 현대차그룹 영업이익이 폴크스바겐그룹보다 많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판매량 1위인 도요타그룹의 영업이익은 4조3128억엔(약 40조2000억원)으로 수익성도 1위를 유지했다. 판매량 4~5위인 GM의 조정 후 영업이익은 127억달러(약 18조7000억원)였고, 스텔란티스는 8억4000만유로(약 1조4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영업이익률도 6.8%로, 도요타그룹(8.6%)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폴크스바겐그룹은 2.8%에 불과했다.

전기차 캐즘과 미국 관세에 대응하는 전략에서 현대차그룹과 폴크스바겐그룹의 수익성이 갈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차로 빠르게 생산을 조정, 캐즘 여파를 최소화했다. 반면 폴크스바겐그룹은 기존 전동화 전략을 유지했다. 폴크스바겐그룹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3.5% 급감했다.

미국 관세 국면에서도 도요타그룹과 폴크스바겐그룹 등은 가격 인상과 물량 조정으로 대응했지만, 현대차그룹은 가격 인상을 최소화했다. 그 결과 지난해 미국에서 역대 최대인 183만6172대를 판매했다. 관세 충격을 현지 생산 물량 증가 등으로 방어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한국보다 먼저 관세가 인하됐던 도요타그룹(1조2000억엔·11조2000억원)보다 더 적은 관세 비용(7조2000억원)을 부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