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E 클래스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중형 2도어 쿠페 모델이다.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 2024년에 2805대, 지난해 3316대가 판매되며 견고한 수요층을 확보했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스포츠카의 주행 성능에 정숙성과 고급스러운 느낌을 갖춘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벤츠는 지난해 9월 기존 CLE 클래스에 고성능 브랜드인 AMG 라인업을 추가했다. 벤츠는 AMG CLE 53 쿠페를 선보이면서 '일상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고성능 쿠페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AMG CLE 53 쿠페를 서울과 수도권의 약 200㎞ 구간에서 시승했다.
외관은 AMG 모델 특유의 '샤크 노즈' 형상이 눈에 띈다. 샤크 노즈는 노면 방향으로 낮고 길게 뻗은 전면부 디자인으로 상어를 연상시키는 게 특징이다. AMG만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하단부 공기흡입구도 고성능 차량의 이미지를 강조한다.
옆모습은 쿠페 특유의 곡선이 강조돼 세단 모델보다 역동적인 느낌을 줬다. AMG CLE 53 쿠페의 전장은 4855㎜로 CLE 클래스보다 5㎜, 전고는 1455㎜로 35㎜ 각각 확대됐다.
AMG CLE 53 쿠페는 후면부로 갈수록 가로로 넓어져 강인한 인상을 남긴다. 20인치 AMG Y-스포크 경량 알로이 휠과 브레이크 캘리퍼는 고성능 모델임을 재차 강조한다.
AMG CLE 53 쿠페의 전폭은 1935㎜다. 휠베이스(앞, 뒷바퀴의 중앙을 연결한 길이)는 2875㎜로 벤츠 C클래스와 E클래스의 중간 사이즈다. BMW 4시리즈 쿠페나 M4, 제네시스 G70보다 크다.
실내 공간은 바닥에 가깝고 깊숙한 운전석이 인상적이었다. 운전자의 시선은 도로 위의 대다수 차량보다 아래에 있다. 나파 가죽 시트의 착좌감은 단단한 느낌이었다. 시트는 가죽과 카본으로 구성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공조장치 등이 있는 곳)에는 비상등과 시동 등을 위한 최소한의 버튼만 배치됐다. 11.9인치 세로형 LCD 중앙 디스플레이에서 공조 장치 등을 조절할 수 있다.
2열 공간에 앉으니 앞좌석과 무릎 사이 공간이 주먹 한 개 정도였다. 머리가 차량 천장에 닿아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은 힘들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길어진 휠베이스 덕에 트렁크 공간은 넉넉하다. 벤츠코리아 측은 적재 공간이 410L(리터)로 2열을 접지 않아도 골프백 3개 정도는 충분히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AMG CLE 53 쿠페의 장점은 주행 성능이다. 시동을 켜니 정제된 배기음이 차량 아래서 들려왔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묵직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AMG GT보다는 아니었지만, 다른 벤츠 차량보다는 무겁게 느껴졌다. 스티어링 휠도 마찬가지다. 저속 구간에서 가볍게 돌아가는 다른 차량과 달리 무거웠다.
이 차량에는 3.0리터 직렬 6기통 터보차저 엔진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특히 곡선 구간에서 주행할 때 원심력에 따라 쏠리는 현상을 잘 잡아냈고, 급격한 코너링 구간에선 작은 회전 각도로 부드럽게 빠져나왔다. 후륜 바퀴가 최대 2.5도까지 움직이는 AMG 라이드 컨트롤 서스펜션과 리어 액슬 스티어링이 기본 적용돼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
고속 구간에서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바꾸자 육중한 엔진음과 함께 즉각적으로 튀어나가는 움직임을 볼 수 있었다. 이 차는 3.0리터 직렬 6기통 터보차저 엔진이 탑재돼 최고 출력 449마력, 최대 토크 57.1kg.m의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AMG 스피드시프트 TCT 9G 변속기도 매끄럽게 작동했다. 고속으로 코너를 빠져나가는 구간에서도 차체가 코너 안쪽을 흔들림 없이 파고드는 느낌을 받았다. AMG 4MATIC+ 사륜구동 시스템은 상황에 따라 전·후륜 구동력을 배분한다.
다만 운전자 주행 보조시스템은 다소 더디게 반응했다. 또 차량 주변을 비추는 카메라가 예민해 정체 구간에서 다른 차량과 가깝다는 경고음이 상당히 자주 울리는 것도 거슬렸다.
시승을 마친 뒤 계기판에 표시된 복합 연비는 8.2㎞/L였다. 스포츠 주행과 정체 구간 덕에 공인 복합 연비(9.6㎞/L)보다 낮게 측정됐다.
AMG CLE 53 쿠페의 시작 가격은 1억770만원(부가세 포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