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GM) 노동조합이 사측의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와 재택근무 지시에 반발하며 전원 정상 출근하라는 투쟁 지침을 내렸다. 사측은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인력을 재배치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노조는 이를 사실상 해고로 규정하며 권역별 직영 센터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가 투쟁 의지를 다잡고 있는 가운데, 최근 법원이 노조의 직영 센터 폐쇄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점이 향후 노사 협의에서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1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직영 정비 폐쇄 저지를 위한 한국지엠지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정비부품지회 조합원과 정비사업소 내에 근무하는 사무지회 조합원 등에게 오는 23일부터 기존에 근무하던 직영 센터로 출근하라는 투쟁 지침을 내렸다. 각 직영 센터에서 근무하는 노조 대의원들은 조합원들의 출근 여부를 확인해 비대위에 보고하기로 했다. 투쟁 이탈자를 막기 위한 조치다.

비대위는 최근 한국GM의 세종물류센터 하청 노동자 해고로 촉발된 노사 갈등이 고용 승계로 봉합된 일을 거론하며 "이런 소중한 투쟁 승리를 교훈으로 삼아, 설 이후 조합원들과 함께 힘찬 투쟁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그 힘으로 (직영 센터) 전면 폐쇄 방침을 막아내자"고 촉구했다. 노조는 투쟁을 이어가는 동시에 노사 협의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인천 부평구에 있는 인천 쉐보레 직영 서비스센터./연합뉴스

한국GM의 전국 9개 직영 센터는 지난 15일부터 공식적으로 운영이 종료된 상태다. 한국GM은 직영 센터의 고질적 적자가 개선되지 않는 데다, 9개 센터의 정비 처리 물량도 전체의 10%가 채 되지 않는다며 지난해 폐쇄 결정을 내렸다. 380여개 협력 센터만으로도 AS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사측 입장이다.

이에 노조는 즉각 비대위를 결성, 직영 센터 폐쇄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직영 센터 직원 약 450명을 부평·창원 공장 등으로 재배치한다는 사측의 계획은 사실상 해고라는 것이다. 여기에 제조·설계 결함에 따른 리콜과 정밀·고위험 작업 등은 직영 센터만이 감당할 수 있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이에 한국GM은 380여개 협력 센터를 ▲서울·경기·강원 ▲충청·전라 ▲경상 등 3개 권역으로 나눠 관리하는 전담 조직인 '하이테크센터'를 신설해 기존 직영 센터 인력 중 30여명을 이곳에 남기는 안을 노조에 공유했다. 하지만 노조는 직영 센터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단 전국 9개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것은 아니다. 소폭 축소해 권역별로 남겨두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노사 양측은 설 연휴 이후 협의를 통해 의견 차이를 줄여가겠다는 계획이다. 사측은 일단 협의가 끝날 때까지 직영 센터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이 기간 임금은 100% 지급하기로 했다.

반면 노조는 합의 없는 재택근무 방침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사측에 전달했다. 조합원에게 전원 출근하라는 투쟁 지침이 내려온 것은 이러한 배경에 따른 것이다.

직영 센터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법원이 한국GM 손을 들어준 점이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인천지법 민사21부는 지난 15일 노조가 직영 센터 폐쇄와 인력 재배치를 금지해 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 결정이 나오자 일부 직원들은 투쟁이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한 관계자는 "(가처분 신청 기각에도) 조합원들이 받는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며 "기존대로 계속 출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