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의 첫 고성능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60 마그마'는 향후 10년간 브랜드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이정표다. 우수한 성능과 정제된 승차감을 동시에 구현하는 '럭셔리 고성능'을 통해 다른 고성능 전기차들과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다. 트랙 위에서의 즐거움은 물론, 트랙으로 가는 길의 쾌적한 이동 경험까지 모두 잡겠다는 GV60 마그마를 최근 경기도 일대에서 직접 시승해 봤다.
이른바 '마그마 컬러'라는 강렬한 주황색이 멀리서부터 시선을 확 잡아끈다. 쿠페형인 차체의 크기는 길이 4635㎜, 너비 1940㎜, 높이 1560㎜다. 기존 GV60보다 양옆으로 50㎜ 넓히고 높이를 20㎜ 낮춰 역동적이면서도 안정적 주행 성능을 강조했다.
제네시스의 상징인 두 줄 헤드램프 밑으로 전면부 전체를 아우르는 넓은 공기흡입구, 빠르게 달릴 때 차가 위로 뜨는 힘인 양력을 낮추는 역할을 하도록 앞범퍼에 작은 날개(카나드 윙)가 배치돼 있다. 주행할 때 뒤쪽 중심을 잡아주는 꼬리 날개(리어 스포일러), 톡 튀어나온 측면 가림막(사이드 스커트) 등도 고성능 차량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의 첫 느낌은 '무겁다'였다. 실제 공차 중량 2250㎏으로, 기존 GV60(2020~2190㎏)보다 무게가 더 나간다.
그렇다고 느렸다는 것은 아니다. 트랙에서 스프린트 모드로 설정하고 달려보니 가속 페달을 오래 밟지 않아도 순식간에 시속 200㎞가 찍혔다.
GV60 마그마의 전·후륜 전기 모터는 합산 최고 출력 609마력, 순간 가속력을 좌우하는 토크는 최대 740Nm을 발휘한다. 여기에 가속 페달을 꽉 밟으면 최대 15초간 기능하는 부스트 모드까지 동원하면 출력은 650마력까지 올라간다.
경기 화성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내 직선으로 뻗어 있는 시험장에서 마그마를 최대한 밀어붙여봤다. 런치 컨트롤을 이용해 급가속하면 10.9초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20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이후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아 급감속을 했는데도 앞으로 크게 쏠리는 느낌 없이 안정적으로 멈췄다.
물론 다른 브랜드의 고성능 전기차보다 월등한 수준까지는 아니다. 다만 모터의 냉각 성능을 강화하고 초고속 회전이 가능하도록 다듬어 트랙 주행에서도 지치지 않는 성능을 잡았다는 것이 제네시스 측 설명이다.
GV60의 매력은 '소리'에 있다. '가상 기어 변속 시스템(VGS)&액티브 사운드' 기능을 활성화하고 달려보면, 페달을 밟는 세기에 따라 달라지는, 박진감 있는 엔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단순 소리 뿐만 아니라 차체에 진동까지 느껴져 전기차라는 것을 잊을 정도다.
이는 고속 주행에도 도움이 된다. 귀로 엔진 소리를 들어가며 조작해야 보다 직관적인 가속과 감속, 변속, 조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외부로부터의 불필요한 소음 유입은 최소화했다. 차체 곳곳에 흡·차음재를 추가로 적용하고, 전기차 모터 특유의 소음도 부드럽게 다듬어 기어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줄인 덕분이다. 실제 고속 주행 중에도 차량 내 대화는 깨끗하게 들렸고, 바깥 바람 소리는 크게 들리지 않았다.
몸을 감싸주는 스웨이드 계열 샤무드 소재의 버킷 시트도 피로도를 줄여주는 핵심 요소다. 전·후, 상·하, 등받이 각도 등 기본 6가지 방향 외에도 허리와 허벅지 부분의 각도까지 10가지 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시트 슬라브(엉덩이와 허벅지가 닿는 부분)는 다리를 확실하게 고정해줘 몸이 쏠리는 걸 막아준다.
다만 짧은 주행거리와 낮은 전비는 아쉬운 부분이다. 1회 충전시 도심과 고속도로를 합해 산출한 복합 주행거리는 346㎞이고, 복합 전비는 1km당 3.7㎾h다. 이날 배터리 잔량 94%에서 출발했는데, 도로 50㎞ 주행과 자동차안전연구원 내 1분 남짓 시험 주행까지 마쳤을 땐 60%가량 남아있었다. 단일 트림으로 운영되는 GV60 마그마의 판매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9657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