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오는 15일 직영서비스센터 폐쇄를 앞두고 전국 380여개 협력서비스센터를 지원하는 '하이테크센터' 조직을 구성하겠다고 노조에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전국금속노조 한국GM지부(노조)는 이것만으론 직영센터 역할을 대체할 수 없는 만큼 사측의 '생색 내기'에 불과하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 2일 '특별노사협의회 실무협의체' 2차 회의에서 하이테크센터(가칭) 운영안을 노조에 공유했다.

이 센터는 전국 380여개 협력센터를 ▲서울·경기·강원 ▲충청·전라 ▲경상 등 3개 권역으로 나눠 관리하는 전담 조직이다. 기존 직영센터의 역량 있는 기술 인력이 협력센터에서 고난도 작업 지원과 정기 교육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사무직을 포함해 총 38명 규모로 꾸려진다.

지난달 28일 인천 부평구 인천 쉐보레 직영 정비사업소 앞에서 쉐보레 차주들이 한국GM 직영 정비사업소 폐쇄 방침에 반발, '차량 입고 투쟁'을 벌이고 있다./연합뉴스

한국GM이 하이테크센터를 조직하는 것은 오는 15일 전국 9개 직영센터 폐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정비 공백' 우려를 고려한 조치다.

한국GM은 직영센터 운영에 따른 적자가 심각해 효율성 측면에서 폐쇄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대신 하이테크센터를 통해 협력센터의 서비스 수준을 직영센터와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 고객 불안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노조는 하이테크센터만으로 직영센터 빈자리를 채울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권역별로 배치되는 10명 안팎의 인력만으로는 직영센터가 담당하던 (제조·설계 결함에 따른) 리콜과 정밀·고위험 작업 등을 감당할 수 없다"며 "노조의 투쟁을 마무리 짓기 위한 생색내기에 불과해 노동자 입장에선 수용할 수 없는 안"이라고 말했다.

현재 직영센터 인력은 약 450명 규모다. 한국GM은 직영센터가 폐쇄되면 이들을 부평·창원 공장 등으로 재배치할 계획인데, 이들이 맡게 될 구체적 직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하이테크센터가 출범하게 되면 이 중 일부는 각 권역별 조직에서 근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노조는 직영센터 외 다른 곳으로의 강제 이동은 사실상 해고나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하이테크센터와 같은 조직 운영은 사측의 고유한 경영상 의사결정인 만큼, 노조가 막을 수는 없다. 다만 노조와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하이테크센터가 제 구실을 하기는 어려워진다.

당장 직영센터 인력 중 하이테크센터에서 근무할 인력을 차출해야 하는데, 노조가 투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대상 직원들도 근무를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 노조는 사측에 전국 직영센터를 모두 폐쇄하는 대신 일부 축소하는 방안을 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하이테크센터 출범을 계기로 오는 3월부터 시작될 임금·단체협상이 더욱 꼬일 수도 있다. 노조 관계자는 "하이테크센터를 만든다는 것은 결국 직영센터 폐쇄를 강행하겠다는 것"이라면서 "3월 임단협이 투쟁으로 가는 등 노사 관계가 엉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노조가 직영센터 폐쇄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지난달 26일 인천지법에 제기했다는 점도 변수다. 가처분 소송 결과에 따라 직영센터 폐쇄에 제동이 걸릴 수 있고, 이 경우 하이테크센터 출범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한국GM 관계자는 "하이테크센터 설립을 포함한 다양한 안으로 노조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