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가 지난해 190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20% 가까이 감소한 11조4679억원에 그쳤다. 미국 관세로만 4조원 넘게 내면서,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결과를 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이하 연결 기준)이 186조254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발표했다. 전년 대비 6.3%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치다. 특히 4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한 46조8386억원의 매출을 냈는데, 이는 역대 4분기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도매 판매량이 413만8389대로 전년 대비 0.1% 감소했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친환경차 판매 호조가 매출을 끌어올렸다. 전기차 27만5669대, 하이브리드차 63만4990대 등 총 96만1812대를 판매했는데, 전년 대비 27.0% 증가한 수준이다.
미국 시장에서의 연간 도매 판매량이 122만4000대로 처음으로 100만대를 돌파한 점도 우호적 환율 효과를 키웠다.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1451.0원이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1조467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6.2%로 2024년(8.1%)보다 1.8%포인트 낮아졌다. 앞서 증권가는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2.6% 감소한 12조4443억원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보다 더 낮은 수준의 이익을 낸 것이다. 당기순이익은 21.7% 줄어든 10조3648억원에 그쳤다.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관세 부담이 확대된 영향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관세 비용으로 4조1100억원을 썼다. 지난해 4분기에도 11월에서야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지면서 1조4600억원의 관세 비용을 써야 했다. 이에 따라 4분기 영업이익도 1조6954억원으로 전년보다 39.9%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2025년은 글로벌 수요 둔화, 주요 지역 경쟁 심화, 중국 업체들의 해외 진출에 따른 가격 경쟁 심화, 관세 등 불확실한 대외 환경으로 어려운 한 해였다"며 "하지만 지속적인 믹스 개선 노력, 다양한 파워트레인(구동 시스템)을 통한 판매 전략의 유연성 등을 통해 매출액은 가이던스(목표치)보다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고, 영업이익률도 가이던스에 부합한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가 제시한 지난해 가이던스는 매출 성장률 5~6%, 영업이익률 6~7%였다.
현대차는 올해 전년 대비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1.0~2.0%로, 영업이익률 목표는 6.3~7.3%로 세웠다. 연간 도매 판매 목표는 415만8300대로 설정했다. 작년 판매량보다 0.5% 늘어나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주요 시장의 성장률 둔화, 신흥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거시 경제 불확실성 확대 등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이러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대내외 경영 리스크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과감한 혁신으로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이브리드차(HEV),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을 포함한 친환경차 제품 개발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을 위한 자율 주행, 인공지능(AI) 핵심 기술 등이 주요 투자처다. ▲연구·개발(R&D) 투자 7조4000억원 ▲설비 투자(CAPEX) 9조원 ▲전략 투자 1조4000억원 등 총 17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2025년 기말 배당금을 주당 2500원으로 결정했다. 1~3분기 배당 합계 7500원을 포함하면 주당 1만원이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2025년 연결 기준 지배주주귀속순이익이 전년 대비 24.6% 감소했지만, 주주환원정책 상 연간 주당 최소 배당금 1만원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어려운 경영 환경 변화 속에서도 지속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