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000270)가 지난해 114조원 넘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30% 가까이 줄어든 9조원에 그쳤다. 지난해 미국 관세를 내느라 3조원 넘는 이익을 날린 데 따른 것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7% 가까이 많은 335만대를 팔고, 영업이익도 10조원대로 복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아는 지난해 매출이 114조140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발표했다. 전년 대비 6.2% 늘어난 것으로, 2년 연속 100조원대를 달성한 것은 물론, 역대 최대 기록이다. 지난해 전체 도매 판매량은 313만5873대로 1년 전보다 1.5% 증가했다. 판매량이 개선된 데 비해 매출 증가폭이 더 크다는 것은 그만큼 친환경차와 같은 비싼 차를 많이 팔았단 뜻이다.
하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졌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9조781억원으로 1년 전보다 28.3% 감소했다. 2021년(5조1000억원)부터 2024년(12조6671억원)까지 4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는데, 결국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8.0%로, 역대 최대였던 2024년보다 3.8%포인트 낮아졌다.
미국 관세가 기아의 영업이익을 끌어내렸다. 기아는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미국 관세로 인해 연말까지 3조920억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은 "미국 관세율은 지난해 11월 1일자로 15%로 소급 조정됐지만, 미국 판매 법인이 보유한 (25% 관세 적용) 재고가 있어 실제로 15% 적용 효과가 나타난 것은 11월 말 이후였다"고 했다.
여기에 유럽 등 일부 지역 판매 부진과 경쟁 비용 증가도 영업이익 감소에 일조했다. 4분기 지역별 판매량을 보면, 북미와 인도 판매량이 전년 대비 2.5%, 40.9%씩 증가한 반면 유럽 판매량은 10.2% 감소했다. 윤병렬 기아 IR 팀장은 "서유럽 판매량이 스포티지 등 기존 내연기관차 노후화 영향으로 부진했다"고 했다.
◇ 올해 매출 122.3조원, 영업익 10.2조원 목표
기아는 올해 연간 판매 목표로 지난해보다 6.8% 많은 335만대를 제시했다. 연간 매출은 122조3000억원으로 7.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고, 영업이익은 10조2000억원, 영업이익률은 8.3%를 제시했다. 지난해보다 12.4%, 0.3%포인트씩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기아는 "미국 관세 적용과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차 판매 확대에 따른 평균판매가격(ASP) 성장을 바탕으로 수익성 회복과 성장 정책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 판매량은 4.6% 늘리기로 했다. 텔루라이드와 셀토스 등 신차에 하이브리드 신규 모델까지 추가해 SUV 및 하이브리드 중심 판매 성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은 11.1% 성장 목표치를 제시했다. 연초 EV2 신차 출시로 EV3, EV4, EV5로 이어지는 대중화 EV 풀 라인업을 완성해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럽에서 처음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가솔린차 판매량을 앞지르는 중요한 마일스톤(이정표)"이라고 했다.
인도에서는 신형 셀토스를 앞세워 프리미엄 SUV 소비층을 잡아 7.8% 성장한다는 목표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시아태평양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지역 반조립제품(CKD) 거점을 늘려가면서 생산을 확대하려 한다"고 말했다.
영업이익은 감소했지만 주주 환원 확대는 지속하기로 했다. 올해 주주 배당금은 연간 기준 주당 6800원으로 책정, 2024년 대비 300원 늘렸다. 총주주환원율(TSR)은 2024년 33.4%에서 지난해 35%까지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