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SUV)·픽업 브랜드 'GMC'를 한국에서 본격 전개한다. 이르면 올해 중 출시될 '뷰익'까지 합하면 한국은 북미 외 국가 중 최초로 GM 4개 브랜드가 도입된다. 부진을 겪고 있는 내수 판매량을 일으켜 세워 철수설을 불식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은 27일 경기 김포에서 'GMC 브랜드 데이'를 열고 ▲허머 EV ▲아카디아 ▲캐니언 등 신차 3종을 공개했다. GMC는 1902년 출범한 글로벌 SUV·픽업 브랜드로, 지난 2023년 초대형 픽업 트럭 '시에라 드날리'를 통해 한국에 처음 소개된 바 있다. 비자레알 사장은 "오늘은 한국 시장에서 GMC의 존재감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는 시작점"이라며 "자신감과 장기적 책임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장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이 27일 경기 김포 한국타임즈항공에서 열린 GMC 브랜드 데이에서 신차를 소개하고 있다./뉴스1

◇ "GM 4개 브랜드 제공 시장, 북미 외 한국이 최초"

한국GM은 GMC의 도입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수차례 강조했다. 비자레알 사장은 "한국은 GM에게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GM은 한국을 장기적 전략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존 쉐보레와 캐딜락에 더해 GMC와 올해 중 뷰익까지 도입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북미 외 국가 중 최초로 GM 네 개 브랜드를 모두 보유한 시장이 된다.

비자레알 사장은 "이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제한적이고, 특별한 시장 그룹에 한국이 포함된다는 의미"라며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GM이 한국 시장에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강한 신호이자, 고객 여러분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집중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한국 철수설'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한국GM은 지난해 11월 수익성 제고와 사업 재편을 위해 전국 9개 직영 정비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한 이후 노사 갈등에 불이 붙은 상황이다. 여기에 연초부터 세종 부품물류센터 협력업체와도 갈등을 빚으면서 정비 대란 발생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내수 판매량이 전년 대비 40% 가까이 급감한 가운데, 미국의 고율 관세로 인해 수출 기지로서의 경쟁력까지 약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자레알 사장은 "우리가 한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수요는 매우 강한 상황이고, 이러한 제품은 앞으로도 계속 생산할 계획"이라며 철수설에 선을 그었다.

한국GM이 GMC 신차들을 최상위급인 '드날리'로만 구성한 점도 한국 시장에 대한 시각을 드러낸다. 비자레알 사장은 "GMC는 한국 시장에서 드날리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본격 추진하는데, 단기적인 시도가 아니라 한국 시장에서 신뢰와 존재감을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겠다는 장기적 비전"이라며 "모든 스펙트럼의 제품을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의도"라고 했다.

한국GM이 27일 공개한 GMC 신차 3종. 왼쪽부터 대형 SUV 아카디아, 중형 픽업트럭 캐니언, 허머 EV./한국GM 제공

◇ GMC, 프리미엄 SUV·픽업 라인업 구성

한국GM은 GMC의 대형 SUV인 '아카디아'와 중형 픽업 트럭 '캐니언'을 공식 출시했다. 이들 차량은 전국 캐딜락 네트워크를 통해 판매된다. 정비 역시 캐딜락을 비롯해 한국 GM 서비스 센터를 이용하게 된다.

먼저 아카디아는 최상위 트림인 '드날리 얼티밋'으로 한국 소비자를 만난다. 드날리 얼티밋 전용 베이더 크롬 그릴과 GMC 엠블럼, 시그니처 C자형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가 적용됐다. 실내엔 우드랜드 마호가니 인테리어 테마 등을 통해 프리미엄을 강조했다. 2:2:3 시트 배열로 넓은 실내를 자랑한다.

파워트레인(구동시스템)은 최대 출력 332.5마력을, 가속력을 좌우하는 최대 토크는 45.1㎏·m을 발휘한다. 국내 GM 차량 최초로 티맵 오토가 기본 탑재돼 한국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내비게이션을 제공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캐니언 역시 최상위 드날리 단일 트림으로 구성돼 있다. 파워트레인은 최대 314마력에 최대 토크 54㎏·m을 발휘하는 2.7L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8단 자동변속기와 4륜구동 시스템의 조합으로 도로 주행과 오프로드 모두에서 안정적 주행이 가능하다. 동급 최초 3종 저공해 차량 인증을 획득해 경제성도 확보했다. 아카디아 드날리 얼티밋과 캐니언 드날리의 가격은 각각 8990만원, 7685만원이다.

올해 상반기 중 출시되는 '허머 EV(전기차)'는 GMC의 전동화 비전을 대표하는 하이테크 럭셔리 SUV다. GM의 첨단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4륜 조향을 기반으로 대각선으로 이동하는 '크랩워크(게걸음)'가 가능해 기동성에 특화돼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허머가 가진 정통성과 명성에 미래 지향성을 더한 EV 모델을 도입해 브랜드의 신뢰도와 첨단 기술의 조우를 고객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