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가 현대차(005380)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침범하고 있는 수입차 '엔트리(입문)' 포지션을 되찾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푸조의 경쟁력 있는 신차를 전 세계 최저가로 출시하고, 지프의 '원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정체성을 부각해 국산차에서 수입차로 넘어오는 소비자를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방 대표는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스텔란티스코리아 사무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입차 엔트리 브랜드가 과거에 꽤 많았는데, 그 선택지가 대부분 제네시스에 흡수된 상황"이라며 "하지만 제네시스가 나온 지 10년이 지났고, 푸조가 수입차 엔트리에 해당하는 좋은 가격의 모델을 내놓은 만큼 제네시스를 고려할 때 푸조도 검토해 보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가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스텔란티스코리아 사무실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스텔란티스코리아 제공

방 대표가 말하는 '좋은 가격의 모델'은 오는 2월 푸조가 출시하는 중대형 SUV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다. 3세대 완전 변경 모델로, 기획부터 디자인, 생산까지 전 과정이 프랑스에서 진행되는 모델이다. 기본 트림인 '알뤼르'의 경우 4890만원으로, 전 세계 최저가다. 생산지인 프랑스(6591만원·이하 1유로당 1700원 환율 적용)는 물론 영국(7447만원), 독일(7975만원) 등보다 최대 3000만원가량 저렴하다.

방 대표는 이러한 가격 경쟁력이 푸조의 도약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르노 코리아도 최근 필랑트를 출시했는데, 가격 차이가 생각보다 많이 나지 않는다"며 "필랑트를 보시는 고객은 푸조도 한번 비교해 보시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세단과 SUV를 결합한 크로스오버 모델인 필랑트의 가격은 4332만원부터 시작한다.

오는 2월 푸조가 출시하는 중대형 SUV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스텔란티스코리아 제공

지프는 '원조 SUV'라는 정체성을 부각한다는 전략이다. 방 대표는 "(오프로드 모델) 랭글러를 통해 SUV의 '자유와 모험' 이미지를 확산시킬 것"이라고 했다. 지프는 미국에서 지난해 11월부터 12개월간 매달 새로운 한정판 랭글러를 출시하는 85주년 기념 이벤트를 진행 중인데, 이중 한국 소비자 취향에 맞는 모델은 국내에 적극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지프의 플래그십 SUV '그랜드 체로키'의 부분변경 모델도 올해 하반기 출시된다.

지난해 전기차가 국내 수입차 신차 판매량의 30% 가까이 차지하는 등 시장 선호도가 올라가고 있지만, 스텔란티스코리아 전기차가 출시되기까지는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프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전기차 전략을 전면 수정한 상황이라 당장 도입이 쉽지 않다. 방 대표는 "푸조는 유럽에서 전동화를 진행하고 있지만, 전기차 모델은 한국 도입 시 1억원이 넘을 수 있다"며 "팔릴 수 있는 가격으로 준비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중국 전기차 립모터를 국내에 소개할 가능성도 있다. 스텔란티스는 립모터의 해외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방 대표는 "최근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한국에 속속 런칭하고 있어 립모터를 보고 있는데, 아직 스터디 초반 단계"라고 말했다. 푸조나 피아트 등의 경상용차(LCV) 도입 가능성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올해 실적에 대해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의 경우 관세 등으로 인한 원가 상승에 더해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스텔란티스코리아에 따르면, 원·유로 환율이 10원 오를 경우 랭글러 가격은 50만원이 뛴다. 원·유로 환율은 지난해 1월 1500원대에서 12월 1700원대로 200원가량 상승했다. 여기에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재고를 관리하고, 딜러는 판매에 집중하는 위탁판매제도를 도입하면서 악성 재고 비용까지 떠안아야 했다.

방 대표는 "환율로 인한 비용은 한국이 대부분 흡수해야 했는데, 고환율을 고려하면 지난해 수익성은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올해는 오래된 재고를 털어내고 신차로 출발하는 만큼 구조적으로 좋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판매량까지 개선된다면 긍정적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단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올해 판매량과 같은 숫자보다는, 고객 만족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방 대표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올라가면, 판매 증대에 도움이 되고 수익성이 개선돼 고객 만족에 재투자하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