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가 신차 프로젝트 '오로라'의 두 번째 모델인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필랑트'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오로라의 첫 번째 모델 그랑 콜레오스와 달리, 국내에서 판매될 필랑트는 전 트림 모두 하이브리드차(HEV)다. 르노는 필랑트가 지난해 약 4만대 판매된 그랑 콜레오스의 돌풍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13일 서울 광진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필랑트의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진행했다. 필랑트는 르노그룹이 유럽 외 5곳의 거점에서 2027년까지 신차 8종을 출시하는 전략인 '인터내셔널 게임 플랜 2027'의 5번째 모델이다. 한국은 중형·준대형(D·E 세그먼트) 자동차 개발과 생산을 담당한다.
◇ 르노 "필랑트, 韓·佛 협력의결과물… 글로벌 시장도 진출"
르노는 필랑트에 대해 한국과 프랑스 간 협업을 상징하는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파브리스 캄볼리브 르노 브랜드 최고경영자(CEO)는 "필랑트는 르노그룹의 DNA와 한국의 기술 역량을 결합해 현지 기대에 부응하려는 르노의 접근 방식을 잘 보여주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CEO도 "한국은 르노 차량의 생산과 개발을 담당하는 글로벌 거점 중 하나로 르노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하는 곳"이라며 "한국에서 성공한 제품은 그 탁월함을 전 세계에서도 입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필랑트의 모든 세부 사항을 한국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도록 다듬었고, 이를 토대로 글로벌 확장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랑트는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며 국내 시장 뿐 아니라 해외로도 수출될 예정이다.
한국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첨단 제조 부품 생태계가 갖춰진 데다, 국내 소비자들의 기준도 깐깐해 신차의 성공을 가늠하는 시험대로 평가된다. 국내 판매 실적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되는 셈이다.
파리 CEO는 "필랑트는 기술과 디자인을 선도하는 모델로 르노의 존재감을 아시아와 중동 등에서도 각인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랑 콜레오스보다 한 단계 진화한 필랑트
차명인 필랑트는 별똥별을 뜻하며 르노의 초고속 차량인 에투알 필랑트에서 따왔다. 가장 큰 특징은 각진 디자인이다. 전면부에서 후면부로 갈수록 차체를 낮추고 각진 형태를 강조하는 디자인을 적용해 둥근 형태의 그랑 콜레오스보다 날렵한 모습을 보여준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필랑트의 외관에 대해 "전통적인 차체 형식에서 벗어나 세단과 SUV의 특성을 담아내는데 중점을 두고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필랑트는 길이 4915㎜, 너비 1890㎜, 높이 1635㎜로 준대형 SUV의 크기를 갖췄다.
전면부에는 다이아몬드 형상의 로장주 엠블럼을 형상화한 르노만의 패턴이 적용됐다. 후면에는 발광다이오드(LED) 램프가 가로로 넓게 배치됐다.
최상위 트림인 '에스프리 알핀'에는 차량의 상단과 후면에 블랙 컬러를 적용했다. 또 알핀 특유의 파란색 디자인이 실내 장식 등 곳곳에 적용됐고, 운전대와 글로브 박스에는 프랑스 국기 색상의 빨간색·흰색·파란색 스티치가 더해졌다.
필랑트의 주행 성능은 그랑 콜레오스보다 향상됐다. 르노의 하이브리드 E-Tech 파워트레인은 100kW의 구동 모터, 60kW의 시동 모터가 가솔린 1.5L 터보 직분사 엔진과 결합돼 최대 250마력의 힘을 낸다. 최대 토크는 25.5kg.m이다. 1.64kWh의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돼 도심 구간 운행 시 최대 75%까지 전기로 주행할 수 있다.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L(리터)당 15.1㎞다.
필랑트는 그랑 콜레오스와 마찬가지로 중국 지리그룹의 CMA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지리그룹은 지난 2022년 르노코리아의 지분 34.02%를 인수한 2대 주주다. CMA 플랫폼은 같은 지리그룹 계열의 지리자동차와 볼보에도 적용된다.
필랑트에는 르노의 휴먼 퍼스트 철학에 따라 34개의 첨단 주행 보조·안전 기능이 적용됐다. 긴급 조향 보조 기능이나 시동이 꺼진 후 차량 내 승객을 감지하는 후석 승객 알림 등이 전 트림에 기본으로 탑재된다. 또 자율주행 레벨 2 수준의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도 적용됐다.
필랑트는 테크노, 아이오닉, 에스프리 알핀 등 3가지로 트림으로 운영된다. 가격은 4331만원부터 4917만원으로 책정됐다. 아이오닉, 에스프리 알핀 트림은 오는 3월부터 출고되며, 테크노 트림은 3분기부터 판매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