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수입차 시장에 신형 전기차가 잇따라 출시된다. 올해에는 테슬라가 모델Y의 부분변경 모델인 주니퍼를 앞세워 독주를 이어갔다. 이에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전통의 고급 브랜드들은 전동화 모델 신차를 선보이며 반격에 나설 예정이다.
BYD에 이어 새로운 중국 브랜드인 지커도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인 BYD는 올해 아토3와 씰, 씨라이언7 등 3종의 전기차를 내놨다. 내년에는 중국 지리그룹의 고급 브랜드인 지커가 가세해 현대차그룹 제네시스 등과 경쟁할 고급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 BMW·벤츠, 중형 SUV 전기차 출시… 아우디는 신형 A6 선보여
3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MW는 주력 판매 모델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3의 전동화 모델인 iX3를 내년 3분기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iX3는 BMW의 차세대 플랫폼 '노이어 클라쎄'의 첫 양산 모델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9초 만에 도달하며, 108.7㎾h 대용량 배터리가 적용돼 한 번 충전으로 최대 805㎞(유럽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4분기에는 대형 세단인 7시리즈의 부분변경 모델도 나온다. BMW는 내연기관 모델인 7시리즈에 전동화 모델인 i7까지 선보이며 아직 '절대 강자'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 국내 고급 전기차 세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BMW그룹 계열인 MINI(미니)는 분기마다 한정판 모델을 출시한다. 1분기에 나오는 미니 폴 스미스 에디션 전기차를 시작으로 2분기에 JCW 빅토리 에디션, 3분기에 컨트리맨 데저트 나이트 에디션, 4분기에 폴 스미스 에디션 내연기관 모델과 옥스퍼드 에디션이 각각 나온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상·하반기에 각각 볼륨모델(대량 판매 차종)에서 1종씩 전기차 모델을 선보인다. 상반기에는 준중형 모델인 CLA의 전기차 디 올-뉴 일렉트릭 CLA가, 하반기에는 중형 SUV인 GLC를 기반으로 한 디 올-뉴 일렉트릭 GLC가 출시된다. 벤츠는 CLA와 GLC의 전기차 모델을 내놓은 후 하이브리드차도 국내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벤츠가 최근 세계 최초로 공개한 준중형 SUV인 GLB의 2세대 신형 모델도 내년 하반기에 국내에서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형 GLB는 우선 전기 모델로 공개됐는데, 향후 하이브리드 트림도 추가될 예정이다. 신형 GLB는 1회 충전 시 630㎞(유럽 기준)까지 달릴 수 있으며, 5인승과 7인승(3열 좌석) 2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아우디는 중형 세단 A6의 완전변경 모델을 상반기에 출시한다. 국내에서는 내연기관 모델만 들어온다. 준중형 SUV인 Q3 부분변경 모델도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르셰는 상반기에 쿠페형 모델인 911 터보 S와 준중형 SUV 마칸 GTS를 출시한다. 이어 하반기에는 준대형 SUV 카이엔의 전동화 모델인 카이엔 일렉트릭을 선보일 계획이다.
◇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 RWD 출시… 中 지커도 첫 선
테슬라는 중형 세단 모델3의 주행거리를 늘린 모델3 프리미엄 롱레인지 후륜구동(RWD) 차량을 내년 초 출시하며 수성(守城)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 차는 최근 국내 인증을 받았다. 주행거리는 551㎞(도심 588㎞, 고속 506㎞)로 일반 RWD(382㎞)와 롱레인지 상시 사륜구동(AWD·508㎞)을 웃돈다.
제너럴모터스(GM)의 픽업트럭·SUV 전문 브랜드인 GMC는 전기 트럭인 허머 EV를 1분기에 내놓을 예정이다. 이 차의 최대 출력은 1000마력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초 만에 도달한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GMC의 준대형 SUV 아카디아와 중형 픽업트럭 캐니언도 내년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 모델 모두 현재 국내 인증을 마친 상태다.
BYD는 상반기에 소형 전기 해치백 모델인 돌핀을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2000만원대에 판매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새로운 중국 전기차 브랜드인 지커도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지커는 중국의 대형 완성차 업체인 지리자동차의 고급 브랜드다. 현대차그룹의 제네시스와 비슷한 위치다. 지리자동차가 속한 저장지리홀딩그룹은 스웨덴 자동차 기업인 볼보와 고급 전기차 브랜드인 폴스타, 영국 스포츠카 제조사 로터스를 인수한 업체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다.
지커가 국내에서 판매할 첫 번째 모델은 중형 SUV인 7X가 유력하다. 7X는 지난해 출시된 1세대 모델로 지리자동차가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SEA'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폴스타5와 같은 800V 고전압 시스템이 적용됐으며, 1회 충전으로 최대 543㎞를 주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