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이 올해 들어 10개월 만에 200만대를 돌파하며 연간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현대차(005380)기아(000270) 등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유럽 맞춤형 전략을 쏟아내며 전동화 전환 속도를 올리고 있다.

7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10월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202만2173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6.2% 증가한 것으로, 역대 가장 빠른 판매 속도다.

유럽에서 판매 중인 현대차의 준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현대차 제공

올해 유럽 전기차 판매량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럽 연간 전기차 판매량은 2023년 201만8885대로 처음 200만대를 넘었다가 지난해 캐즘(일시 수요 둔화)으로 199만3102대로 감소했었다.

올해 판매량을 국가별로 나눠보면 독일(43만4627대), 영국(38만6244대), 프랑스(25만418대) 등의 순으로 전기차가 많이 팔렸다. 올해 유럽 전기차 판매량에서 세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53%로 절반 이상이다.

유럽연합(EU)은 오는 2035년부터 신차 탄소 배출량을 100% 감축하기로 했다. 사실상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유럽 전기차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테슬라가 주력 모델인 모델3와 모델Y 외에 가격을 낮춘 모델Y 저가형 버전을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비야디(BYD)와 체리차 등 중국 기업들은 유럽에 생산 거점을 건설해 현지 생산을 늘리고 있고, 폴크스바겐과 르노 등 유럽 기업들도 대중화 모델을 출시했다.

자동차 최대 시장인 미국의 전기차 판매량이 지지부진한 점도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유럽에 눈을 돌리는 배경이다. 미국 10월 전기차 판매량은 세액공제 종료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57% 급감한 6만4000대에 그쳤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도 현재 14종의 전기차를 유럽에 판매하고 있다. 이 중 전동화 플랫폼 E-GMP 기반의 전용 전기차가 10종으로 과반을 차지한다. 현대차(제네시스 제외)와 기아는 유럽에서 2014년부터 전기차 판매를 시작했고, 올해 현대차는 6만6747대, 기아는 8만6414대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