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5일 80주년을 맞은 기아(000270)의 향후 비전으로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자전거부터 사륜차까지 도전해 온 김철호 창업자부터 정주영 창업 회장·정몽구 명예회장의 도전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기아 80주년 기념 행사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과거부터 저희가 굴곡이 많았기 때문에 (기아가 나아갈 길을) 도전이라고 이야기하면 될 것 같다"며 "(도전은) 항상 해왔던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도전하며 창업주와 명예회장의 생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2005년 기아의 대표이사 사장에 부임한 뒤 5년간 기아를 이끌었다. 당시 정 회장은 기아에 기반 상실, 차별성 상실, 의욕 상실 등의 문제가 있다고 보고 '디자인 경영'이란 슬로건을 본격화하며 K7 등 K시리즈 라인업을 개편해 기아를 흑자 기업으로 전환했다.
정 회장은 "기아는 정제되지 않은 다이아몬드"라며 "원초적으로 강하고 개성이 명확한데, 잘 다듬으면 아주 훌륭한 보석으로 태어날 수 있는 성질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에 (기아가) 잘했던 부분과 실수했던 부분을 참고 삼아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과 제너럴모터스(GM)의 슈퍼크루즈로 뜨거워진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이 조금 늦은 편이 있고, 중국 업체나 테슬라가 잘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모셔널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격차는 조금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그 격차보다 더 중요한 건 안전이기 때문에, 저희는 안전 쪽에 포커스를 두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중순까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페이스카(시험 차량)를 공개하고, 2027년부터 자율주행 레벨2 플러스(+) 기술을 양산 모델에 적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