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4일 현재 상용화된 자율주행 기술보다 차세대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내재화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바나 제멜코바 수소위원회 최고경영자(CEO), 장재훈(가운데) 현대차그룹 부회장, 프랑수아 자코브 에어리퀴드그룹 회장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수소위원회 CEO 서밋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장 부회장은 이날 경기도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일반적인 FSD(완전자율주행)와 상용화에는 거리가 있지만 기술을 확보하고 내재화하는 것은 저희의 트랙대로 가야 한다"며 "모셔널이 웨이모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로보 택시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모셔널은 현대차그룹이 미국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앱티브와 각각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씩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장 부회장은 "흐름을 볼 때 FSD나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처럼 그다음 것을 미리 준비해 남들을 뛰어넘어 갈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룹의 자율주행 방향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 셈이다. 최근 그룹의 SDV 개발을 이끌던 송창현 현대차그룹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 겸 포티투닷(42dot) 대표가 공식 사임하면서 SDV 추진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장 부회장은 이날 그룹 전체가 수소를 비롯한 에너지와 인공지능(AI)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존의) 현대차그룹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직 계열화되는데 앞으로 더 가려면 에너지와 AI 쪽이 맞는 것 같다"며 "전체적인 조직 방향도 그쪽으로 보고 있고 실현 속도와 기술적 완성도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격차 있는 '톱티어'(최상급)로 가느냐는 것이 제일 중요해서 내년에는 이런 전략 구성과 실행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장 부회장은 현대차가 수소 분야에서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와 협력하고 있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GM과) 배터리, 수소 연료전지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데 기술적 해석에 있어 의견 차이가 있어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면서 "데이터 측면, 기술 공용화에 관해서도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요타와는 "탱크 표준, 안전 기준에 대해서 기술적으로 얘기하고 정책 입안자에게 설명하는 등 실제로 많은 부분을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