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완성차 5개사의 국내외 판매 실적이 전체적으로 부진하면서 마이너스 흐름으로 돌아섰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종료에 따라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든 데다 시장에 출시된 신차가 없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1일 현대차(005380)·기아(000270)·르노코리아·한국GM·KG모빌리티(003620)에 따르면 5개사의 지난달 국내외 판매량은 66만8991대로, 1년 전 같은 달(69만1810대)과 비교해 3.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발(發) 관세 직격탄을 맞은 지난 10월 판매 실적(67만2005대)보다도 더 악화된 수치다.
전체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해외 판매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이들 5개사의 해외 판매는 56만8752대였는데, 11월 55만2138대로 1만대 이상 줄었다. 작년 같은 달(56만7618대)과 비교해도 감소한 수치다. 반면 내수 판매는 11만5933대로,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 일수 감소로 생산량이 줄어들었던 지난 10월(10만2364대)보다 늘어났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차는 내수·해외 판매 모두 감소했다. 현대차는 11월 국내에서 전년 동월 대비 3.4% 감소한 6만1008대를 판매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전년 동월보다 2.2% 감소한 28만8499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단 부문에서는 그랜저(6499대)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부문에선 팰리세이드(5124대)가 가장 많이 판매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지 수요와 정책에 적합한 판매·생산 체계를 강화하겠다"며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량을 유지하는 한편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기아도 11월 전년 대비 0.8% 감소한 26만2065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국내 시장에선 4만7256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보다 1.6% 줄어든 수치를 기록했고, 해외에선 21만3889대를 판매하며 0.8% 줄어든 수치를 보였다. 차종별 실적은 스포티지가 4만9351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됐다. 쏘렌토가 2만5282대, 셀토스가 2만2293대로 뒤를 이었다.
중견 3사 중에서는 KG모빌리티가 유일하게 수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KGM은 지난달 내수 3121대, 수출 5850대를 포함해 전년 대비 1.4% 증가한 8971대를 판매했다. KGM 관계자는 "튀르키예와 헝가리 등으로 판매가 증가하며 수출량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차종별로는 코란도 1163대, 토레스EVX 853대 등 친환경차 판매량이 늘었다.
한국GM과 르노코리아 모두 국내외 판매량이 감소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내수 3575대, 수출 1074대로 전년 대비 69.4% 급감한 4649대를 판매했다. 그랑 콜레오스 이후 대중적인 신차가 없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르노코리아의 이번 수출 실적에는 캐나다 수출용 폴스타 4304대도 포함됐다.
한국GM은 지난 11월 전년 동월 대비 11.7% 줄어든 4만3799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수출이 대부분인데, 감소세가 계속되는 모양새다. 해외 시장에선 전년 대비 10.4% 감소한 4만2826대를 판매했다. 내수 시장에서는 신차 모델 부재 등에 전년 대비 46.6% 급감한 973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