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그룹이 전기차 배터리를 전력 자원으로 활용하는 V2G(Vehicle to Grid) 기술을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고 28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12월 초부터 서비스 참여 고객을 모집하고 12월 말 제주도에서 V2G 시범 서비스를 개시한다. 지난 9월 제주도와 맺은 '그린수소 및 분산에너지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의 일환이다.
V2G는 전용 양방향 충전기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할 뿐만 아니라 전기차에서 전력망으로 전력을 공급해 전기차를 전력 저장장치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전기차·충전기·전력망 간 상호 통신을 기반으로 전력 수요·공급 상황과 전력 가격 등을 고려해 최적의 충·방전 시점과 전력량을 결정한다.
특히 전력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고 가격이 저렴한 시간대에는 차량이 전력을 충전하고, 전력 수요와 가격이 높은 시간대에는 전기차의 남은 전력이 차량에서 전력망으로 방전되는 방식이다. 현대차·기아(000270)는 사업 운영과 V2G 기술 검증을, 현대엔지니어링은 충전 서비스 분석과 고도화 방안을 수립한다. 한국전력은 전기차와 배전망 연계를 맡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V2G 시범 서비스가 상용화할 경우 전력의 불균형한 수요 공급을 조정해 전력망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풍력과 태양광 발전 비율이 높은 제주도의 특성상 낮에 과공급된 잉여 전력을 전기차가 흡수하고 밤에 다시 전력망에 공급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의 활용도와 경제성도 높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 9이나 EV9을 소유하고 자택이나 직장에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 참여자를 모집한다. 또 유럽에서도 V2G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다. 네덜란드에서 완성차 업체 최초로 올해 12월 말부터 현지 아이오닉 9 및 EV9 보유 고객 대상으로 V2G 서비스를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대형 산불과 같은 자연재해 상황 시 전기차의 전력을 비상 전력으로 활용해 가정에 공급하는 V2H(Vehicle to Hom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호근 현대차그룹 미래전략본부 부사장은 "이번 국내외 V2G 서비스가 현대차그룹 전기차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과 미래 에너지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