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내년 2월부터 전국 직영 서비스센터를 폐쇄하기로 결정하면서, 150만 한국GM 차주들이 입을 피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노조는 까다로운 하이테크 분야와 대형차 정비·수리가 어려워지고, 보증 수리 시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380여곳에 달하는 협력 서비스센터가 직영 서비스센터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는 반론도 있지만, 한국GM 브랜드의 존속 여부에 대한 신뢰는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내년 2월 15일부로 전국 9곳 직영 서비스센터의 문을 모두 닫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만 수리 신청을 받고, 이후 발생하는 정비·수리 업무는 전국 383곳 협력 서비스센터로 이관한다는 방침이다. 노조가 "직영 서비스센터는 한국GM의 품질 서비스 핵심이자 고객 신뢰의 기반"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한국GM이 계획을 철회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가 19일 서울 영등포구 쉐보레 직영 서울서비스센터에서 '직영 정비 폐쇄 저지를 위한 한국GM지부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한국GM지부 제공

이에 따라 쉐보레를 비롯한 한국GM 브랜드 차량을 보유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현재 등록돼 있는 이들 브랜드 차량은 총 151만3080대다. 쉐보레가 116만8195대로 가장 많고, 마티즈와 다마스, 라보 등 단종된 한국GM 차량도 34만3388대나 된다. 한국GM이 수입하는 GMC(1497대)도 영향권이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직영 서비스센터가 없어질 경우 어떤 피해를 받게 될까. 노조 관계자는 "직영 서비스센터는 일반 서비스센터에 없는 기술력과 고가의 장비를 보유하고 있어 전자제어시스템 등 하이테크 분야 애프터서비스(AS)는 직영 서비스센터 없이 소화하기 힘들다"고 했다.

보증 수리와 리콜 역시 직영 서비스센터가 없어지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노조는 주장한다. 노조 관계자는 "지금도 보증 수리의 경우 수익성이 좋지 않아 협력 서비스센터들은 고객들에게 직영 서비스센터로 입고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며 "협력 서비스센터가 보증 수리와 리콜과 같이 적자 작업을 맡게 되면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대형차의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손보는 것도 383곳 중 210곳에 달하는 바로서비스센터에선 불가능하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한국GM의 쉐보레 협력 서비스센터는 1~2급 정비소인 지정서비스센터와 3급 정비소로 소규모 정비만 가능한 바로서비스센터로 나뉜다. 직영 서비스센터가 담당하던 부품 수급과 보관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한국GM 직영 서울서비스센터 내 작업장./한국GM 제공

반면 한국GM 측은 직영 서비스센터가 모두 문을 닫아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변화는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한국GM 관계자는 "현재 직영 서비스센터와 같은 규모에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정서비스센터가 100곳이 넘어 9개 직영 서비스센터가 있는 지역을 커버할 수 있다"며 "기술·장비와 교육도 직영 서비스센터와 동일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국GM 내부적으로는 등록 차량이 70만~80만대 수준인 수입차들이 전국에 60~70여개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150만대 가량의 한국GM 협력 서비스센터는 380여개로 충분하다는 분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서비스센터가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소비자 중에 직영 서비스센터를 굳이 찾아가는 이는 원래 많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협력 서비스센터 중에서도 규모가 큰 곳에 역할을 많이 나누어준다는 것이 한국GM 방침인 만큼, 직영 서비스센터 없이도 얼마든지 정비·수리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상태"라고 했다.

실제 한국GM과 비슷한 다른 중견 완성차 업체들도 직영 서비스센터보단 협력 서비스센터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르노코리아의 경우 7곳의 직영 서비스센터를 두고 있고, KG모빌리티는 2곳에 불과하다. 서울 강서구의 한 1급 사설 정비소 관계자는 "직영 서비스센터의 경우 특정 브랜드만 보고, 그 브랜드에 맞춘 장비를 갖추고 있어 까다로운 작업은 직영으로 보내는 경우도 있긴 하다"면서도 "다만 수입차가 아니면 직영 서비스센터는 거의 갈 일이 없고, 사설 정비소 중에도 직영 서비스센터만큼 장비를 갖춘 곳들이 있어 직영 서비스센터가 없어도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로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하락이 생기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 각종 쉐보레 자동차 온라인 동호회에선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가 한국GM의 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날 노조 역시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를 저지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면서 "군산 공장 폐쇄와 부평2공장 폐쇄까지, GM의 행보는 한국GM 제조·서비스 기반 해체와 철수를 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