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 완성차 업계의 내수 판매량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차 부재 속 주력 모델 흥행은 부진하고 수입차의 입지는 꾸준히 넓어지는 탓이다. 2020년까지 20만대를 유지했던 3사의 연간 합산 판매량은 올해 10만대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견 완성차 3사(르노코리아·KG모빌리티·한국GM)의 국내 시장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르노코리아는 40.4% 감소한 3810대, KG모빌리티(003620)(KGM)는 21.5% 감소한 3537대, 한국GM은 39.5% 감소한 1194대를 판매했다.

르노코리아의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르노코리아 제공

지난달 추석 연휴로 생산 물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신차나 주력 모델 판매 견인 효과가 크지 않았다. 내수 부진이 계속되면 중견 3사의 시장 점유율은 더 떨어질 전망이다. 2021년 11.2%였던 점유율은 지난해 7.6%까지 내려온 상태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출시 후 흥행을 이어가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그랑 콜레오스의 판매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그랑 콜레오스는 지난해 10월 5385대가 팔렸지만 지난달 판매량은 2934대에 그쳤다.

지난 8월 국내에 선보인 전기차 세닉 E-Tech 판매 효과도 미미하다. 지난달 세닉은 전월(50대)의 절반 수준인 22대가 판매됐다. 세닉은 국내 시장에 999대 한정 출시됐는데, 누적 판매 대수는 120대에 그치고 있다. 유일하게 판매량이 늘어난 건 아르카나로 작년 10월보다 29.2% 증가한 447대가 팔렸다.

한국GM은 장기간 신차를 출시하지 않은 데다 주력 모델인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 판매량도 줄고 있다. 지난달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1년 전보다 36.7% 감소한 959대, 트레일블레이저는 40.8% 감소한 181대가 팔렸고, 지난해 출시한 중형 픽업트럭 콜로라도 판매량은 48.1% 감소한 14대였다.

올해 1~3분기 중견 3사의 국내 누적 판매량은 8만2464대로, 연간 판매량은 10만대를 겨우 넘길 전망이다. 지난해 판매량(10만9101대)에 못 미칠 경우 역대 가장 적은 판매량을 기록하게 된다. 각 사의 3분기 누적 판매량은 BMW(5만7840대), 벤츠(4만8248대)는 물론 테슬라(4만3637대)에도 밀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