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0% 가까이 급감했다. 국내외 판매량 증가로 3분기 기준 최다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4월부터 부과한 25%의 자동차 고율 관세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은 것이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판매 가격을 당장 올리기보다는 차량의 원가 절감과 하이브리드(HEV·Hybrid Electric Vehicle) 등 고수익 차종의 현지 생산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美 관세 충격에 영업익 2.5조… 매출은 8.8% 성장

현대차는 30일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2% 감소한 2조537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가 집계한 전망치(컨센서스) 2조4514억원을 살짝 웃도는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2.9%포인트 낮아지면서 2022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5.4%로 떨어졌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모습. /뉴스1

반면 매출은 46조721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가 전망치인 45조6732억원보다 높다. 당기순이익은 1년 전보다 20% 감소한 2조5482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3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3조5809억원)보다 1조원가량 줄어든 것이다.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후퇴한 건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가 본격화되면서다. 현대차는 지난 3분기에 미국 관세의 영향으로 1조8000억원의 영업이익 감소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2분기까지는 관세 부과 전 미리 확보한 재고 덕에 영업이익 감소 폭을 줄여왔지만, 3분기부터는 온전히 반영된 셈이다. 지난 2분기 관세로 인한 타격은 약 8300억원이었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선제적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불확실한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 세우는 계획)을 적극 실시해 관세 영향을 일부 만회했다"고 했다. 이어 "재료비 절감 등 비(非)가격적 요소를 통해 관세로 부과되는 금액의 60%를 만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늘었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103만8353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수치다. 국내 판매량은 팰리세이드 HEV 등 신차 효과로 전년 대비 6.3% 늘어난 18만558대를 기록했다. 해외에선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9% 늘어난 85만7795대가 판매됐다. 미국 판매량은 2분기보다는 약 1만대 정도 줄었지만, 작년 3분기보다는 2.4% 증가한 25만7446대로 나타났다.

'2025 현대 모빌리티 플레이그라운드' 행사장에 전시돼 있는 제네시스 라인업. /현대차 제공

◇현대차 "신차·원가 절감으로 불확실성에 대응"

현대차는 전날(29일) 관세를 15%로 낮추는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신흥 시장 판매량 둔화 등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인하된 관세가 11월 1일부터 소급 적용될 것을 전제로 계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협상이 결실을 맺으면서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향후 예측 가능한 사업 운영이 되는 게 금액 외적으로 효과가 있다"며 "관세 영향은 있지만 기초 체력을 키울 것"이라고 했다.

우선 현대차는 신차를 공격적으로 출시하며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GV90 등 신차 40여종이 예정돼 있다. 이 본부장은 "4분기부터 신차들이 계속 출시되는 '골든 타임'에 진입한다"며 "신차가 출시되면 인센티브 비용이 떨어져 판매 믹스(차종별 구성 비율)가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수익성이 높은 팰리세이드 HEV 등의 미국 현지 생산도 늘려 불확실성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패스트 팔로어' 기조를 유지한다. 이 본부장은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가격을) 어떻게 할지는 시장 상황에 따라 추후 결정할 예정"이라며 "고객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기존에 수립한 중·장기 원가 절감 로드맵을 재검토하기로 했고, 제조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2025년 기준 연간 가이던스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9월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작년 대비 매출액 성장률 목표 5.0∼6.0% ▲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 6.0∼7.0% 등의 수정 가이던스를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