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의 프레드릭 린드 ES90 글로벌 제품·사업 총괄은 지난 16일(현지 시각) 프랑스 니스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ES90은 볼보가 창사 후 처음으로 선보인 준대형 전기 세단으로 지난해 3월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처음 공개됐다.

볼보 최초의 전기 세단 ES90. / 진상훈 기자

린드 총괄이 ES90을 미국에서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중국산(産) 제품에 미국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볼보는 ES90을 청두 공장에서 전량 생산해 중국과 해외 국가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은 미국 대신 유럽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EU) 역시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관세를 매기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이 때문에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판매에 집중하고, 유럽에 현지 공장을 짓고 있다.

린드 총괄은 "아직 ES90을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생산하거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개발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글로벌 무역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레드릭 린드 볼보 ES90 글로벌 사업 총괄이 16일(현지 시각)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볼보 제공

린드 총괄은 ES90이 세단이면서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Sport Utility Vehicle)의 강점까지 갖춘 모델이라고 했다. 그는 "ES90은 세단의 세련된 비율과 SUV의 활용성을 결합한 새로운 타입의 순수 전기 세단"이라며 "정숙성, 탁월한 주행 성능, 800볼트(V) 기반의 급속 충전 시스템 등 첨단 전동화 기술이 조합된 모델"이라고 말했다.

ES90에는 중국 배터리 제조사인 CATL이 개발한 삼원계 배터리(NCM·니켈, 코발트, 망간이 조합된 배터리)가 탑재된다. 차량용 운영 체계(OS·Operating System) 등은 향후 한국 출시 일정에 따라 국내 제품을 적용할 예정이다. 린드 총괄은 "볼보는 자체 OS 개발보다는 외부 업체와의 협력에 집중하고 있다"며 "한국과 같이 서비스 환경이 다른 시장에서는 티맵 등 지역 파트너사들의 시스템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