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옥타(OCTA)'는 디펜더 110의 최상위 트림이다. 다이아몬드에서 유래한 모델명인 옥타 전용 로고가 곳곳에 새겨져 있어 외관부터 특별한 느낌을 준다.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기술이 적용된 가솔린 엔진 최고 출력은 635마력, 제로백은 4초로 디펜더 중 성능이 가장 강력하다. 다만 가격도 적게는 수천만 원, 많게는 1억원 이상 비싸다.

옥타는 디펜더 특유의 각진 실루엣을 유지하고 있지만, 색상과 디자인이 독특하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색상은 금빛이 도는 페트라 코퍼로, 일반적인 차량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색상이다. 전용 오프로드 타이어가 장착된 휠 하우스(바퀴가 장착되는 차체 외장 패널)도 큼직하다.

랜드로버 디펜더 옥타. /권유정 기자

차체 크기는 전장(차 길이) 5003㎜, 전폭(너비) 2064㎜, 전고 1995㎜,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간 거리) 3023㎜다. 일반 모델(전장 5018㎜·전폭 1996㎜·전고 1967㎜·휠베이스 3022㎜)보다 전폭이 넓고, 전고도 높다. 최저 지상고(땅과 차 바닥 사이 간격)는 28㎜ 높아진 246㎜다.

랜드로버 디펜더 옥타. /권유정 기자

실내는 안락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다. 헤드레스트(머리받이)가 길게 뻗은 시트는 넉넉하고 편안했다. 사운드 시스템과 결합된 점도 인상적이다. 디펜더에 처음 적용된 이른바 '바디 앤 소울 시트'로 음악을 틀면 소리, 박자와 함께 등받이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랜드로버 디펜더 옥타. /권유정 기자

차량은 노면 상태와 상관없이 대체로 부드럽고 조용하게 달린다. 주행 중 창문을 여닫으며 비교를 해봤는데, 풍절음(차체에 부딪히는 바람 소리) 등 외부 소음이 상당 부분 차단됐다. 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거대한 덩치를 밀고 나가는 강한 힘이 느껴졌다. 경사가 심한 언덕 구간도 가뿐히 넘어가지만, 엔진음이 다소 거칠어졌다.

차량은 일반 모델(진입각 35도)보다 더욱 가파른 언덕도 주행할 수 있는데, 최대 40도 경사도까지 진입할 수 있다. 코너 구간도 민첩하게 빠져나갔다. 옥타에는 디펜더 최초로 도입된 유압식 인터링크 6D 다이내믹 서스펜션 기술이 차체 롤링(좌우 흔들림)이나 피칭(앞뒤 흔들림)을 최소화한다는 게 랜드로버의 설명이다. 급제동 시에도 앞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거의 없었다.

랜드로버 디펜더 옥타. /권유정 기자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이지만 주행 성능만 보면 스포츠카와 유사하다. MHEV 기술이 적용된 4.4리터(L)의 8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차량은 최고 출력 635마력, 최대 토크 76.5kg·m 성능을 발휘한다. 애스턴마틴 밴티지 S(680마력), 페라리 아말피(640마력)와 비슷한 수준이다. 옥타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4초다.

다만 차량 가격이 2억원을 넘고 연비도 낮아 유지비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디펜더 옥타 가격은 2억2497만원, 편의 장치가 더해진 옥타 에디션 원은 2억4247만원부터 시작한다. 옥타의 공식 인증 연비는 복합 기준 리터(L)당 7㎞로 고속도로에서 8.1㎞, 도심 구간에선 6.3㎞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