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의 소비 회복을 위해 시행 중인 승용차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조치가 올해 말 종료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면서 완성차 업계가 국내 시장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는 미국의 고율 관세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5일 완성차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세수(稅收)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 말 종료 예정인 개소세 인하를 연장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신차 구매 시 세금 감면보다 노후 차량 폐차와 세금 지원 등에 중점을 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자동차 영업점 앞으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뉴스1

정부는 지난 1월 발표한 '2025년 경제 정책 방향'을 통해 자동차 신규 구매자에게 6개월간 개소세를 30% 인하해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차를 살 때 적용되는 세율은 기존 5%에서 3.5%로 낮아졌다. 개소세 인하 조치는 지난 6월 한 차례 연장됐다.

그러나 최근 세수 부족 문제가 심화되면서 자동차 개소세 인하 조치를 계속 연장하기 어려워진 상황이 됐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6월 발표한 '새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올해 국세 수입 예산안을 기존 382조4000억원에서 10조3000억원 줄여 372조1000억원으로 수정했다. 임기근 기재부 2차관은 "세수 여건 변화와 세수 실적 등을 고려해 10조3000억원의 세수 부족 전망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자동차 개소세 인하 조치로 완성차 업체들은 국내 판매에서 상당한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많았다. 현대차(005380)는 올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ports Utility Vehicle·SUV)인 신형 팰리세이드와 새로운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 등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신차가 없었지만,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46만9457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반면 해외 판매량은 226만9384대로 같은 기간 0.1% 감소했다.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뉴스1

미국은 지난 4월부터 수입차에 25%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고 개별 국가와 협상하면서 세율을 조정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7월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지만, 3500억달러(약 484조원)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 방식과 이익 배분 등에서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해 25% 관세를 계속 부과받고 있다.

현대차·기아(000270), 한국GM 등은 전체 판매에서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다. 6개월째 이어진 고율 관세로 악화된 미국 수출 실적을 국내에서 만회해야 하는 상황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의 점유율 하락을 우려해 판매 가격을 올리지 않아 관세의 타격이 실적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며 "내년에 신차가 나오면 올해 악화된 실적을 만회하길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개소세가 원래대로 돌아가면 내년 신차 효과도 반감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