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셰의 신형 911 GTS(911 카레라 4 GTS)를 강원도 인제군 인제스피디움 서킷에서 시승했다. 이 차는 포르셰를 상징하는 스포츠카 911 최초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모델로 강력하고 민첩한 움직임이 돋보였다. 특히 정지 상태에서 최고의 성능으로 급가속하는 런치 컨트롤(Launch Control)이 인상적이었다.

신형 911 GTS는 일반 도로보다 서킷에서 더 매력적이다. 바닥에 바짝 붙은 납작하고 매끈한 차체, 후면부의 일자형 테일램프와 굵직한 머플러 팁(배기구)이 눈에 띈다. 시트가 낮아 허리를 숙여서 타야 해 불편하지만, 차량에 탑승하면 몸을 감싸는 듯한 착좌감이 안정감을 준다. 운전석에서 충분한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트와 스티어링 휠(운전대) 위치를 조절해야 했다.

포르셰 신형 911 카레라 4 GTS. /권유정 기자

시동을 걸자 엔진이 부르릉 반응하며 우렁찬 배기음을 뿜어냈다. 911 모델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됐으나 소형 배터리와 전기모터가 기존 6기통 박서 엔진을 보조해 주는 형태라서 특유의 펑펑 터지는 소리는 여전했다. 도심이나 주차장에서는 거슬릴 수 있지만, 서킷에선 질주 본능을 자극하는 요소가 됐다.

포르셰 신형 911 카레라 4 GTS. /권유정 기자

초반 가속은 부드러운 편으로 속도가 올라갈수록 강한 힘이 느껴졌다. 일자로 뻗은 직선 구간뿐 아니라 경사가 심한 언덕 구간에서도 가속감이 두드러졌다. 마치 비행기가 이륙할 때처럼 몸이 공중으로 붕 뜨는 듯한 느낌이다. 높은 속도로 코너에 진입하거나, 브레이크 페달을 끝까지 밟아 급제동할 때도 차량은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매끄럽고 정확히 움직였다.

포르셰 신형 911 카레라 4 GTS. /권유정 기자

신형 911에 장착된 이른바 'T-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합산 최고 출력은 541마력(PS)으로 기존 모델보다 61마력 증가했다. 전기 모터가 박서 엔진에 힘을 더해준 결과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초로 이전 모델보다 0.4초 줄었다. 최고 속도는 시속 312㎞에 이른다.

포르셰 신형 911 카레라 4 GTS. /권유정 기자

차량에 탑재된 기능 중에서는 런치 컨트롤이 인상적이었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동시에 밟아 엔진 RPM(분당 회전수)을 높인 뒤,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면 즉각 출발하는 기능으로 고성능 스포츠카에 보통 탑재된다. 차량 반응 속도를 충분히 예상하고 조작해도 몸이 뒤로 확 젖혀진다. 다만 일상생활에서는 사실상 쓸 일이 거의 없다.

지상고(땅부터 차 바닥까지의 높이)를 높여주는 리프트 기능은 1초 만에 작동했다. 기존 4초보다 반응 시간이 짧아졌다. 911 같은 스포츠카는 낮은 차체 때문에 과속 방지턱을 넘거나 지하 주차장 등 진입로에서 앞쪽이 긁힐 위험이 있어 리프트 기능이 필요하다. 운전석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만큼 자연스럽게 각도가 조절되는데, 바깥에선 차량이 살짝 들리는 것이 보였다. 리프트 기능을 작동하면 앞 차축에서 지면의 높이가 40㎜까지 높아진다.

포르셰 신형 911 카레라 4 GTS. /권유정 기자

신형에는 911 모델 최초로 완전히 디지털화된 계기판이 장착됐다. 12.6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통해 차량 주행 상태, 타이어, 배터리 충전 및 온도, 전기 모터 개입 정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동승석에서도 운전자가 가속 또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강도가 실시간으로 바뀌는 것을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다.

신형 911 GTS 시작 가격은 2억4070만~2억6680만원부터다. 모델별 시작 가격은 911 카레라 GTS 쿠페 2억4070만원, 911 카레라 GTS 카브리올레 2억5700만원, 911 카레라 4 GTS 쿠페 2억5030만원, 911 카레라 4 GTS 카브리올레 2억6660만원, 911 타르가 4 GTS 2억 6680만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