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가 내년부터 2030년까지 향후 5년간 77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글로벌 판매 목표는 기존에 제시했던 555만대를 유지하고, 이 중 60%인 330만대를 친환경차로 채운다는 방침이다. 특히 인기 차종인 하이브리드(HEV) 모델을 2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현대차는 18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한다. 현대차는 2019년부터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중장기 사업 계획 등을 발표해 왔는데, 해외에서 행사를 개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는 이번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26~2030년 5개년 간 77조300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을 담은 중장기 재무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제시한 70조3000억원보다 7조원이 늘어난 투자 규모다. 분야별로는 ▲연구개발(R&D) 투자 30조 9000억원 ▲설비투자(CAPEX) 38조3000억원 ▲전략투자 8조1000억원 등이다.

특히 최대 시장인 미국 투자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미국 투자 금액은 기존 11조6000억원(88억달러)에서 향후 15조3000억원(116억달러)으로 3조7000억원(28억달러) 늘어났다. 이는 지난달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현지 생산 확대, 로보틱스 생태계 구축 등 260억달러 규모 투자 계획 일환이다.

현대차는 투자에 기반해 하이브리드차를 비롯해 전기차, 주행거리확장형전기차(EREV), 수소차 등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은 2030년까지 현재의 2배 수준인 18개 이상으로 늘린다. 라인업은 엔트리부터 중형, 대형, 럭셔리를 모두 포함한다. 제네시스는 내년 브랜드 최초의 하이브리드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유럽, 중국, 인도 등 현지 시장에 특화된 신형 전기차도 선보일 계획이다. 내년 유럽 시장에는 아이오닉 3를 출시하고, 중국 시장에는 올해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일렉시오, 내년에는 준중형 전기 세단을 내놓기로 했다. 인도 시장에는 경형급 SUV 전기차를 2027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로 2030년까지 총 555만대를 글로벌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는 올해 417만대와 비교하면 33%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제시한 목표와는 동일하다. 권역별 비중은 북미 26%, 인도 15%, 유럽 15%, 한국 13%, 중동 및 아프리카, 중남미, 중국 8% 등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생산 중인 모습./현대차 제공

전체 판매량 중 친환경차(330만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25%에서 60% 수준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북미 시장의 경우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올해 30%에서 2030년 77%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생산능력을 120만대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연산 규모를 30만대에서 50만대로 늘리고, 내년 가동 예정인 인도 푸네 공장의 생산량은 연 25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 1분기 울산 신공장이 완공된 이후에는 연간 20만대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등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 반조립제품(CKD) 생산 거점을 확장해 25만대 이상의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한다.

다만, 올해 초 제시한 '2025년 연결 기준 연간 가이던스'는 관세 영향을 반영해 수정하기로 했다.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3.0~4.0%에서 5.0~6.0%로 2%포인트(p) 상향했지만, 영업이익률 목표는 7.0~8.0% 대비 1%p 하향한 6.0~7.0%로 설정했다. 올해 투자 계획도 기존 16조9000억원에서 16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2030년 영업이익률은 8~9%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시행하기로 했다. 2025~2027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해 매년 최소 35%의 총주주환원률(TSR) 기준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고, 주당 최소배당금(DPS) 1만원 등의 주주환원정책을 이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