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현지시각) 독일 뮌헨 시내 중심부. 세계 최대 모빌리티 전시회인 'IAA 모빌리티 2025'에 참여한 기업들이 '오픈 스페이스'를 뮌헨 시내 곳곳에 마련하면서 이곳은 자동차 마니아들의 천국이 됐다. 글로벌 모터쇼는 대부분 대형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지만, IAA는 뮌헨 도심에 기업별 부스를 설치해 도시 전체를 모빌리티 축제장으로 만들었다.

올해 IAA에는 37개국 748개 기업이 참여했는데, 그중 57%가 해외 기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 모두 오픈 스페이스를 운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럽 시장에 공을 들이는 글로벌 브랜드는 대부분 참여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거주하고 있는 영국인 켄 비티씨는 "상하이 모터쇼는 장소가 외곽에 있고 실내라 큰 도시에서 열린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데, IAA는 도심 한복판 야외 공간에서 진행돼 훨씬 생동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현대차가 독일 뮌헨 'IAA 모빌리티 2025'에 마련한 오픈 스페이스./이윤정 기자

이날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소형 콘셉트카를 공개한 현대차(005380)는 아이오닉 핵심 디자인 요소인 '파라메트릭 픽셀'에서 착안한 유리 구조물로 부스를 만들었다. 7m 높이의 거대한 파란색 픽셀 여섯 개가 나란히 늘어서 있는 모습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새로운 그릴에 별 로고를 넣어 IAA 2025 오픈 스페이스를 디자인했다./이윤정 기자

메르세데스-벤츠는 새로운 그릴을 형상화한 거대한 조형물에 별 로고를 가운데에 배치한 부스로 몰입감을 극대화했고, 단순함과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추구하는 폴스타는 군더더기 없는 하얀색의 네모난 외관을 선택해 신차 '폴스타5'에 대한 집중도를 끌어올렸다. 포르셰는 건물 2층 높이가 넘는 거대한 브랜드 문장을 앞세워 '대체 불가능한 포르셰'라는 모토를 드러냈다.

스웨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단순하고 미니멀한 오픈 스페이스를 통해 차량에 이목을 집중시켰다./이윤정 기자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인 BYD는 두 곳에 오픈 스페이스를 꾸렸다. 한쪽은 '돌핀 서프' 등 최신 모델 위주, 다른 한쪽은 5분만 충전해도 400㎞(승용차 기준) 주행이 가능한 '메가와트(㎿)급' 초고속 충전 기술 시연에 중점을 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유럽 시장 확장 의지와 기술력을 동시에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포르셰는 건물 2층 높이가 넘는 거대한 브랜드 문장을 설치했다./이윤정 기자

평소 보기 어려운 다양한 차량들도 만나볼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962년부터 1972년까지 생산했던 럭셔리 클래식카 '280 SE 3.5'를 전시했다. 당시 최고 출력 200마력에 최고 속도가 시속 200㎞에 달해 당대 최고급 스포츠카 못지않은 성능을 자랑했던 모델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IAA 2025에 전시한 280 SE 3.5./이윤정 기자

르노는 전설적 랠리카 '르노 5 터보'를 오마주해 만든 초고성능 순수 전기 해치백 '르노5 터보 3E'를 선보였다. 르노는 1980년에 원조 모델이 처음 등장한 것을 기념해 1980만대만 한정 생산하기로 했다. 스페인 세아트의 고성능 브랜드인 쿠프라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인 '테라마르'의 한정판인 트라이브 에디션을 전시했다.

르노가 전설적 랠리카 '르노 5 터보'를 오마주해 만든 초고성능 순수 전기 해치백 '르노5 터보 3E'./이윤정 기자

22개 전시업체의 232대 자동차 및 오토바이를 시승해볼 수 있다는 점도 IAA만의 매력이다. 뮌헨 도심 곳곳에는 브랜드별 정류장이 설치돼 있고, 관람객은 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중국인 레베카 청씨는 "탑승 전과 후로 브랜드 이미지가 달라진다"며 "다양한 자동차 브랜드의 주력 모델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이 IAA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