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012330)가 전동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에 이어 차량용 반도체, 로보틱스 사업을 본격화한다. 고부가 제품 공략으로 수익성을 강화하며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을 8%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영업이익은 5~6% 수준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2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등을 대상으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미래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모비스 기업이미지(CI). /현대모비스 제공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신기술 경쟁력과 고도의 실행력, 속도 삼박자를 갖춰 모빌리티 기술 선도 기업으로서 입지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SDV, 전장, 반도체, 로보틱스 등 기술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SDV 차량에 탑재되는 통합 플랫폼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기존의 전기 전자 제어 설루션 역량을 발전시켜 다양한 고객사와 차종에 적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플랫폼 개발을 진행 중으로, 2028년 이후 글로벌 고객 대상으로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선다.

전동화 분야에서는 배터리 안정성 향상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배터리 화재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셀 사이 내화패드를 삽입한 격실 구조와 고온에서도 잘 버티는 내열, 내화성 소재를 적용해 열 전이를 완전히 차단하는 배터리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차량용 반도체 사업은 시스템 반도체와 전력 반도체로 나눠 구체화했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선 SDV 차량 제어에 필요한 네트워크 기능을 하나의 칩에 통합한 '통신용 SoC'(System on Chip), 배터리 안정화에 필요한 '배터리 모니터링 반도체'(BMIC)에 대한 자체 설계 역량 확보에 나선다. 전력 반도체 양산에도 속도를 낸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에어백용 반도체, 모터 제어, 전장 부품인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용 전원 반도체 등 총 16종 반도체를 자체 개발해 외부 파운드리를 통해 양산 중이다. 올해 양산하는 반도체 수량은 약 2000만개고, 개발 중인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는 11종이다.

현대차그룹 로봇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한 연구원의 방해 속에 부품을 옮기는 모습. /보스턴다이내믹스 유튜브 캡처

인베스트 데이에서 로보틱스 사업 분야 액추에이터 시장 진출 계획도 밝혔다. 액추에이터는 로봇의 동작을 제어하는 구동 장치로 모터와 감속기, 제어부로 구성되는데, 차량의 전자식 조향 장치의 구성과 비슷하다.

사람 형태를 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경우 액추에이터가 전체 제조 비용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는 로봇 액추에이터 분야를 시작으로 센서, 제어기, 핸드그리퍼(로봇 손) 등의 영역으로도 로보틱스 사업 확장을 검토할 계획이다.

향후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고, 중국, 인도 등 신흥 시장 공략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 8%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영업이익률도 5~6% 수준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고객사 매출 비중은 2033년까지 4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북미, 유럽 등 주요 고객과 협업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중국,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는 수주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이규석 사장은 "현지 특화 사양 개발, 부품 공급망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발표한 재무 전략(매출 8%, 영업이익률 5~6%)의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고, 주주 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현금배당 총 규모는 작년 수준으로 유지하고, 중간 배당은 기존 1000원에서 1500원으로 확대했다. 올해 자사주 매입 및 소각(기존 보유 자사주 소각 포함) 규모는 지난해(1630억원)를 크게 웃도는 6100억원 수준으로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