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많이 쓰는 1톤(t) 트럭의 상반기 판매량이 4만대 밑으로 떨어지면서 외환 위기를 겪었던 1998년(2만7407대)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터·봉고의 동력계(파워트레인)가 기존 경유에서 전기·액화석유가스(LPG·Liquefied Petroleum Gas)로 바뀌고 경기까지 침체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27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자동차 통계 월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 신규 등록된 1t 트럭(포터·봉고·라보)은 3만9839대였다. 이는 전년 동기(5만5506대) 대비 28.2% 줄어든 수치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1998년, 1991년(3만3432대)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낮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과 2022년의 상반기 판매량은 각각 7만2500대, 6만9125대였다.
1t 트럭의 판매량 감소 원인으론 우선 동력계 변화가 꼽힌다. 포터와 봉고를 생산하는 현대차(005380)·기아(000270)는 지난해 환경 규제에 따라 경유 1t 트럭을 40여 년 만에 단종했다. 전기와 LPG로 대신했지만, 경유보다 충전이 불편해 과거 판매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포터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3만8561대) 대비 26.4% 줄어든 2만8379대였고, 봉고는 32.3% 줄어든 1만1460대였다.
1t 트럭은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이 이용하는 대표 차종으로 중소 건설 현장에서도 자주 사용된다. 1t 트럭 판매량은 경기와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포터나 봉고는 그간 팔릴 만큼 팔린 모델이긴 하지만, 차량 교체 수요도 줄었다"고 말했다.
국세청 국세 통계를 보면 지난해 폐업을 신고한 사업자(개인·법인)는 100만8282명으로 사상 처음 100만명을 넘었다. 이 중 45%는 소매업·음식점업 사업자였고, 폐업 이유로는 사업 부진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폐업률은 9.04%로 전년(9.02%)보다 소폭 올랐다.
중고 수요도 감소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고 1t 트럭의 실거래 수는 7만1874대로 전년 동기(8만3032대)보다 13.4% 감소했다. 단종 후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가 높았던 경유 1t 트럭의 상반기 거래 수도 6만1431대로 최근 5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