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경기도 이천시에 있는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 도심에서 자주 보이는 소형 스쿠터와 1800㏄에 달하는 대형 바이크 등 60여 대가 세워져 있었고, 건물 밖으로는 주행 연습을 할 수 있는 4000㎡(약 1200평) 규모의 트랙이 있었다.
혼다코리아 소속 김선수 인스트럭터(교관)는 "바이크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부터 장롱 면허자, 수준급 라이더까지 모두 이곳에서 교육을 받는다"고 말했다.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는 혼다 코리아가 올해 3월 문을 연 모터사이클(이륜차) 특화 교육 기관이다. 경쟁사인 BMW, 야마하 등도 유사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지만 규모로는 혼다가 최대다. 실외 교육장인 트랙뿐 아니라 바이크를 수리·점검하는 공간, 보호장구 착용을 위한 피팅·라커룸, 이론 수업을 위한 강의실 등을 갖추고 있다.
이날 모터사이클 입문 과정인 '비기너 코스'를 수강했다. 초보 라이더 또는 면허는 있지만 도로를 주행하기 어려운 라이더를 대상으로 하는 이론·실습 교육이다. 모터사이클 상태를 점검하고 조작하는 방법, 승차 자세, 출발·정지, 기어 변속, 회전 등 주행에 필요한 기본적인 내용을 가르쳐준다.
교육은 혼다 모터사이클 입문용 바이크로 유명한 125㏄ MSX 그롬(Grom)으로 진행됐다. 다른 바이크에 비해 차체가 아담하고, 시트가 높지 않아 승·하차나 중심을 잡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바이크가 쓰러졌을 때를 대비해 다시 일으켜 세우는 연습도 했는데, 100㎏이 넘는 무게에도 양손으로 핸들을 지렛대 삼으라는 교관 지시를 따르니 요령이 생겼다.
막상 주행을 시작하자 정지 상태에서 익힌 조작 방법이 헷갈리기 시작했다. 왼손으로 클러치, 오른손으로는 스로틀(가속 장치)을 미세하게 당겨줘야 했는데 쉽게 익숙해지지 않았다. 왼발로 조작하는 기어는 1단과 중립(N) 사이에서 미묘한 힘 조절이 어려웠고, 2·3단은 속도를 올리면서 변속해야 하는 탓에 중간중간 시동을 꺼뜨렸다.
김 교관은 "겉보기에 간단해 보여도 모터사이클을 안전하게 타려면 정확하고 섬세한 조작이 필수"라며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우면서 바이크에 입문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체계적인 교육이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다. 평소 바이크를 즐긴다는 숙련된 라이더도 막상 교육을 받으면 헤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방향 전환을 위한 시선 처리 방법도 교육받았다. 핸들만 꺾으면 되는 자동차와 달리 모터사이클은 운전자의 시선이 가는 대로 방향 전환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고개와 어깨까지 충분히 돌려줘야 했다. 미세한 각도 조절이 예상보다 쉽지 않아, 2종 소형 실기 시험에서도 굴절 코스가 가장 난도 높은 구간으로 꼽힌다.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가 제공하는 교육 과정은 모터사이클 주행 경험과 실력에 따라 비기너 스쿠터·매뉴얼 코스, 타운 라이더(초·중급), 투어 라이더(중급), 테크니컬 라이더(고급) 등으로 나뉜다.
지난 3월 개소 이후 현재까지 500여 명이 교육을 받았고, 연간 1500명까지 늘려간다는 목표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모터사이클 사고를 예방하고 성숙한 안전 문화를 확대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