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회장이 29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한국앤컴퍼니(000240)그룹의 경영에도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한국앤컴퍼니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018880) 간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자동차 부품 관세에 이어 총수 부재 상황까지 대내외적 악재가 겹친 모습이다.
세계 2위 자동차 열관리 시스템 기업 한온시스템의 경영권 인수는 미래 성장을 위한 조 회장의 승부수였다. 올해 초 한온시스템 인수를 마무리한 조 회장은 경영 정상화를 전면에 내걸었었다.
한온시스템은 구조조정과 전기차 업황 부진, 설비 투자 등이 맞물리면서 작년 영업이익이 1343억원으로 전년 대비 52.6% 감소했다. 이에 한국앤컴퍼니는 화학적 결합을 추진하면서 재무 건전성 확보에도 공을 들여왔다. 지난 2월부터는 구성원 간 교류를 늘리며 조직 융합에도 속도를 냈다.
하지만 조 회장이 법정 구속되면서 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은 동력을 잃게 됐다. 이종호 한국앤컴퍼니 대표, 이수일 한온시스템 대표, 안종선·이상훈 한국타이어 대표 등 전문 경영인이 있지만, 조직 간 결합을 위한 대규모 투자 등 주목도가 높은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 관세에 대한 대응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부품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공장 증설에 맞춰 현장 경영을 강화해 왔다. 주요 타이어 딜러사를 대상으로 영업 활동에 나섰고, 공장 증설에 따른 생산량 증가와 판매 등을 직접 점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이 이끌어 온 미래 성장 동력 발굴 사업도 주춤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최근 창립 84년 만에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 '한국앤컴퍼니벤처스 주식회사'를 출범했다. 자본금 150억원 규모로 출범한 이 회사는 향후 수백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 1호 펀드를 결성해 하이테크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문 경영인이 현상을 유지할 수는 있지만, 그룹의 중장기 성장 전략 같은 중요한 의사 결정이 이뤄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