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업계가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Sport Utility Vehicle)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완성차 업체들이 과거보다 큰 타이어를 선호하면서 고(高)인치 타이어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18인치(타이어가 장착될 휠의 지름) 이상인 고인치 타이어는 성능이 좋은 만큼 가격이 비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한국타이어)는 작년에 매출 9조4119억원, 영업이익 1조762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9조원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2023년 대비 매출은 5.3%, 영업이익은 32.7% 증가해 영업이익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타이어 SUV 전용 타이어 다이나프로 HPX./한국타이어 영상 캡처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금호타이어(073240)넥센타이어(002350)도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2023년보다 11.19% 늘어난 4조4937억원의 매출을, 43.44% 늘어난 589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넥센타이어는 2023년보다 6% 늘어난 2조87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다만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가 예상된다.

타이어 3사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5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2023년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조3729억원이었다.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긴 건 2016년 이후 7년 만이었는데, 1년 새 2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금호타이어의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이노뷔(EnnoV)'의 소음 방지 기술./금호타이어 동영상 캡처

3사의 실적을 이끈 건 고인치 타이어다. 크기가 큰 타이어는 SUV나 전기차에 장착된다. SUV는 차체 크기 때문에,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 때문에 타이어도 특수하게 만들어야 한다. 고인치 타이어는 원자재가 많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접지력을 위해 내부 구조나 홈 모양을 달리해야 해 일반 타이어보다 비싸게 가격이 책정된다.

한국타이어의 18인치 이상 타이어의 판매 비중은 지난해 3분기(7~8월) 44.8%에서 4분기(10~12월) 46.5%까지 확대됐다. 3분기 기준 금호타이어의 비중은 42%, 넥센타이어는 35.9%였다.

타이어 업계는 올해도 고인치 타이어를 앞세워 실적 행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과거 소형차에 15~16인치 타이어를 썼다면, 최근에는 17~18인치 타이어를 많이 쓴다"며 "이런 시장의 변화가 매출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