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지난해 수출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총 70만7853대 수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3%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치다. 27만여대를 수출한 2020년과 비교하면 160% 가까이 증가했다. 전체 수출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약 17%에서 작년 32%로 늘었다.

현대차·기아의 전체 친환경차 중 가장 많이 수출된 차는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로 9만3547대가 수출됐다. 이어 코나 하이브리드(7만353대), 아이오닉5(6만8227대)가 뒤를 이었다. 기아 차종에서는 니로 하이브리드(6만9545대), EV6(4만2488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3만8297대)의 수출이 많았다.

하이브리드차 수출은 전년 대비 44.6% 증가한 39만7200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친환경차 수출의 56.1%다. 최근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가운데, 하이브리드차의 우수한 연비가 부각되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

현대차 차량들이 울산공장 부두에서 수출 선적을 위해 주차돼 있다. /현대차 제공

◇ 현대차·기아, 2년 연속 수출 200만대·500억달러 돌파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를 포함한 지난해 전체 수출 대수는 218만698대, 수출액은 533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수출 200만대, 수출액 500억달러를 넘어섰다. 현대차∙기아의 수출액은 지난해 한국의 전체 수출액 6838억달러 중 7.8%에 해당하며, 자동차 전체 수출액 708억달러 가운데 75.4%에 달하는 규모다.

차종별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전체 수출의 69.1%인 150만6287대를 기록했다. 최다 판매 모델은 현대차의 아반떼로 23만1069대가 수출됐다. 이어 코나(22만3292대), 투싼(15만1171대) 순이었다. 기아는 스포티지를 13만6533대, 모닝을 11만4453대, 니로를 11만4430대 수출했다.

지역별 비중은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북미가 55.6%, 유럽 18.7%, 아시아∙태평양 9.1%, 중동∙아프리카 9.1%, 중남미 5.2% 등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판매 중인 투싼 하이브리드. /현대차 제공

◇ 전기차 캐즘, 하이브리드차 비중 확대로 대응

현대차∙기아는 향후 글로벌 고금리∙저성장 기조 확산, 보호무역주의 강화, 업체 간 경쟁 심화 등이 예상됨에 따라 유연한 생산∙판매 체계를 확립해 시장 변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에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로 대응한다. 준중형, 중형 차급 중심으로 적용됐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형, 대형, 고급차까지 확대하고 성능과 연비를 개선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Ⅱ 도입도 앞당길 예정이다.

전기차의 포트폴리오 다양화 전략도 추진한다. 올해 현대차는 대형 전기차 SUV 아이오닉 9, 기아는 SUV 전기차 EV3, EV5, 세단형 전기차 EV4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기아는 녹록지 않은 대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도 친환경차 수출이 역대 기록을 경신하는 등 2년 연속으로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제품∙브랜드 경쟁력 강화, 유연한 생산∙판매 체제 구축, 국내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수출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