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6기통에 이르는 고배기량 내연기관 엔진을 고집해 왔던 고성능·고급차 브랜드들이 올해 하이브리드차(HEV·Hybrid Vehicle)를 전면에 내세운다.
고성능·고급차 브랜드 중 친환경차 전환에 앞선 곳은 포르셰다. 지난해 3세대 파나메라의 5개 트림 중 3종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Plug in Hybrid Vehicle·외부 전력으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차)로 채웠던 포르셰는 올해 상반기에 신형 911 카레라 GTS를 국내에 공식 출시한다. 포르셰는 카레라 GTS에 가벼우면서도 힘이 센 T-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통상 HEV 모델은 연료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지만, 포르셰는 브랜드 정체성 강화를 위해 엔진 경량화에 중점을 뒀다.
T-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전기모터가 공기를 더 넣어 출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여기에 새롭게 개발된 3.6리터(L) 엔진이 탑재되며 기존 모델 대비 61마력 증가한 541마력, 62.2 ㎏·m를 발휘한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3초로 기존(3.4초)보다 0.4초 줄었다. 최고속도는 시속 312㎞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유럽 기준(WLTP) 1㎞ 당 약 8g 줄었다고 한다.
이탈리아의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는 올해 우라칸의 후속 모델인 테메라리오(Temerario)를 국내에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람보르기니 관계자는 “테메라리오는 세 번째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며 “정확한 출시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람보르기니는 2023년 첫 PHEV 모델인 레부엘토, 두 번째 하이브리드 우르스SE를 선보였다. 4.0L V8 트윈 터보 엔진과 3개의 전기모터가 결합된 테메라리오의 합산 최고출력은 920마력이다.
2035년까지 완전 전동화를 선언한 벤틀리는 올해 더 뉴 컨티넨탈 GT를 국내에 공식 출시한다. 컨티넨탈 GT는 2002년 출시 이후 4년 만에 벤틀리 브랜드의 판매 대수를 연간 1000여 대에서 1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린 대표 모델이다. 4세대 컨티넨탈 GT에는 브랜드 최초로 PHEV 시스템을 적용한다. 순수 전기로 80㎞를 주행할 수 있다. 또 벤틀리하면 떠오르는 4개의 원형 램프가 2개로 줄었다. 대신 날개를 연상시키는 직선 형태의 주간주행등이 들어갔다.
4세대 플라잉스퍼도 국내에 공식 출시한다. 플라잉스퍼는 한국에서 3억원이 넘는 고급 세단 차량 중 최초로 누적 판매량 2000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4세대 플라잉스퍼에도 새로운 PHEV 시스템이 적용됐다. 신형 4.0L V8 엔진과 190마력을 내는 전기모터가 합쳐져 합산 최고출력은 782마력이며 최대 토크는 102.05㎏·m다. 전기만으로 최대 76㎞를 갈 수 있다.
마세라티는 올해 상반기에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Sport Utility Vehicle) 그라칼레 폴고레를 고객에게 공식 인도한다. 폴고레는 ‘번개’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다. 특유의 주행 성능 등을 고수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