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산 자동차 5개사의 전체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차 업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자동차의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전체 판매 실적이 뒷걸음질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기아(000270)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소폭 증가하며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와 기아, 한국GM,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003620) 등 국산차 5개사의 지난해 합산 판매량은 794만7110대로 집계됐다. 이는 799만2536대를 기록했던 2023년에 비해 0.6%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의 글로벌 시장 전체 판매량은 414만1791대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국내 판매는 70만5010로 7.5% 줄었고, 해외에서는 0.8% 감소한 343만6781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국내 시장에서 세단을 총 19만858대 판매했다. 레저용 차량(RV)는 24만5241대가 판매됐다. 상용차는 포터와 스타리아를 합친 소형이 11만1373대, 버스와 트럭을 합친 대형이 2만6864대를 각각 팔았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13만674대가 판매됐다.
해외에서는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확대해 북미 시장 등에서 선전하며, 전체 판매량을 2023년보다 소폭 감소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 기반을 강화하고 북미 현지에서 생산량을 늘려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 71만대, 해외 346만4000대 등 총 417만4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0.1% 증가한 308만9457대를 판매했다. 이는 1962년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치에 해당된다. 국내 판매는 54만10대로 전년 대비 4.2% 줄었지만, 해외 판매는 254만3361대로 1% 증가했다.
기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한 모델은 스포티지로 58만7717대가 팔렸다. 셀토스가 31만2246대, 쏘렌토가 28만705대로 뒤를 이었다. 국내에서 최다 판매 모델은 9만4538대가 팔린 쏘렌토였다. 카니발은 8만2748대로 국내 판매 2위, 스포티지는 7만4255대로 3위를 각각 기록했다.
기아는 올해 국내 55만대, 해외 265만8000대, 특수 8200대 등 총 321만62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전했다.
한국GM도 지난해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GM은 지난해 내수와 수출을 합쳐 전년 대비 6.7% 증가한 49만9559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 2017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한국GM의 지난해 해외 판매는 총 47만4735대로 전년 대비 10.6% 증가했다. 특히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가 각각 29만5883대, 17만8852대 판매되며 판매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다만 내수 판매는 2만4824대로 전년 대비 35.9% 급감했다.
르노코리아는 전년 대비 2.6% 증가한 10만6939대를 판매했다. 내수 판매는 지난해 선보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랑 콜레오스의 신차 효과에 따라 전년보다 80.6% 급증한 3만9816대를 기록했다. 반면 수출은 6만7123대로 18.4% 줄었다.
KG모빌리티는 수출이 8147대로 18.2% 증가한 반면 내수 판매는 25.7% 감소한 2540대에 그치면서, 전체 판매량이 전년 대비 5.7% 줄어든 1만687대를 기록했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올해는 토레스 하이브리드와 O100(모델명) 등 신차를 출시해 내수 시장 판매 실적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