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제14대 대한양궁협회 회장에 당선됐다. 과거 정몽구 회장 시절부터 약 40년 간 지원을 받으며 세계 최강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한국 양궁은 이로써 4년 더 현대차(005380)그룹과의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
대한양궁협회는 20일 체육계 전문가 7인으로 구성된 선거운영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 만장일치로 정의선 회장을 14대 회장으로 추대했다. 정 회장은 내년 1월 대한양궁협회 대의원 정기총회에서 협회 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며, 임기는 2029년 1월까지다.
선거운영위원회는 정 회장이 한국 양궁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협회 행정운영체계 고도화 및 재정 자립 기여 ▲국가대표 지원 및 우수 인재 육성 ▲국내 양궁 저변 확대 ▲글로벌 역량 강화 등을 통해 한국 양궁의 경쟁력을 향상시킨 점을 높이 평가했다.
정 회장은 2005년 5월 대한양궁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기업 경영을 양궁에 접목해 오랜 기간 동안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달성하는데 공을 들였다. 또 양궁협회를 국내 스포츠 단체 중 가장 안정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해 한국 양궁을 세계 최강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사의 연구개발(R&D) 역량을 양궁에 도입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신기술 및 장비 개발을 적극 추진했다. 전폭적인 지원 속에 한국 양궁은 올해 파리올림픽 여자단체전 10연패 및 전종목 석권을 비롯, 국제대회에서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며 세계 최강으로 자리를 잡았다.
정 회장은 양궁협회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체계를 확립했다는 점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실제로 양궁협회에는 지연,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발탁이 거의 없다는 평가가 많다. 국가대표는 기존의 성적이나 명성은 배제한 채 철저하게 경쟁을 거쳐 현재의 성적에 기반해 선발된다. 코칭스태프도 공채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등용되고 있다.
양궁의 저변 확대에도 기여했다. 현대차그룹은 2016년 국내 최고 권위의 양궁대회인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를 창설했다. 지난 2005년 1633명이었던 국내 전체 양궁 인구는 지난해 기준 2800명으로 증가했다. 양궁 생활체육인구도 2016년 0명에서 지난해에는 195개팀, 778명으로 늘었다.
정 회장은 전세계적으로 양궁을 보급하는 데도 많은 투자를 했다. 그는 2005년 제8대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에 취임해 현재까지 5선 연임 중이다. 경제적 여건이 열악한 국가들에 선수 육성을 위한 예산과 장비를 지원하고 순회 지도자 파견, 코치 세미나 개최 등 다양한 발전 프로그램을 진행해 아시아 양궁의 수준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