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렌터카 1위 업체 롯데렌탈(089860)이 홍콩계 사모펀드(PEF)에 매각되는 가운데 회사 안팎에선 벌써부터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중장기적으로 국내 렌터카 시장 전망은 밝지만 몸값이 비싸게 측정된 만큼 구조조정 압박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는 롯데렌탈 지분 56.2%를 주당 7만7115원, 총 1조6000억원 정도에 인수하기로 했다. 지난 9일 롯데렌탈 종가는 2만9550원으로 전체 시가총액은 1조825억원이었다.
이번 인수합병(M&A)을 두고 시장은 물론 회사 내부에서도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다소 높게 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모펀드는 향후 다시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데, 제때 매각하지 못하면 구성원을 상대로 비용 절감 등 구조조정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어피니티는 롯데렌탈의 기업가치를 2조8000억원으로 평가했다. 지난 8월 SK네트웍스(001740)로부터 SK렌터카를 인수할 당시 밸류에이션을 롯데렌탈에 적용하면 2조3000억~2조5000억원으로 평가되지만, 롯데렌탈이 국내 렌터카 1위 업체여서 프리미엄을 더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렌탈의 렌터카 인가대수는 25만4000대, SK렌터카는 19만4000대다.
롯데렌탈과 롯데오토에버 노동조합은 매각 반대를 위한 연대체인 매각대책위를 결성했다. 매각대책위는 성명을 통해 "어피니티가 인수한 기업은 아웃소싱, 희망퇴직,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이 이어지며 심각한 고용불안을 야기했다. 롯데렌탈을 인수하면 합병, 구조조정, 임금 삭감, 배당 등 투자금 회수로 결국은 재매각해 차익을 실현할 것"이라고 했다.
어퍼니티는 SK렌터카에 이어 롯데렌탈까지 인수하면서 향후 두 회사 간에 시너지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3년간은 롯데렌탈과 SK렌터카를 별도 법인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선 해당 기간 이후에는 롯데렌탈 지분을 공개매수해 상장폐지 시킨 뒤 두 회사를 합병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국내 렌터카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렌터카 시장 규모는 8조5000억원으로 2026년에는 10조4000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