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스포츠에서도 우승하는 요령을 터득한 게 틀림없다. 한국 여자 양궁 올림픽 10연패를 말하는 게 아니다. 좀더 현대차의 본질에 가까운 모터스포츠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2024시즌 WRC에서 팀 역사를 새로 쓰는 기록을 작성하며 모터스포츠 강자로 우뚝섰다.

현대자동차는 11월 21일부터 24일까지 일본 아이치현과 기후현에서 열린 2024 WRC(World Rally Championship) 에서 시즌 드라이버·코드라이버 부문 우승을 달성했다. 시즌 우승자가 나온 것은 이 날 대회가 시즌 마지막 라운드였기 때문이다. 드라이버와 코드라이버 부문에서 모두 우승자가 나온 것은 현대차 월드랠리팀 사상 처음이다.

WRC 일본 랠리는 2004년 홋카이도에서 시작해 2010년을 마지막으로 잠시 중단됐다가 2022시즌에 복귀했다. 이전에는 홋카이도를 무대로 비포장도로를 달렸던 '그레이블 랠리'였다면 지금은 일본 중부 아이치현과 기후현의 포장도로를 달리는 '타막 랠리'로 바뀌었다. 좁은 길과 많은 코너로 악명이 높은 일본 랠리는 산악 지역의 아스팔트 도로가 유럽에 비해 좁고 구불구불하며 낙엽이 덮인 구간에서는 접지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높은 수준의 주행 실력이 요구되는 랠리다.

'i20 N Rally1 하이브리드' 경주차로 출전한 현대 월드랠리팀 티에리 누빌(Thierry Neuville)은 안정적인 주행으로 무난히 랠리를 완주하며 시즌 드라이버 부문 우승을 확정하고 대장정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올 시즌 총 6번의 포디움에 올라간 티에리 누빌은 선수 경력 사상 처음으로 시즌 드라이버 부문 1위를 기록했으며 현대 월드랠리팀 소속 선수가 드라이버 부문 우승을 차지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 현대자동차가 WRC에 복귀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티에리 누빌은 지난 3년 연속(2021~2023년) 드라이버 부문 시즌 3위를 기록한 아쉬움을 한 번에 털어내며 드라이버 챔피언 타이틀을 얻게 됐다.

코드라이버로 함께 출전해 누빌 선수와의 호흡을 자랑한 마틴 비데거(Martijn Wydaeghe) 선수도 시즌 코드라이버 부문 1위에 올라 기쁨을 더했다.

티에리 누빌은 "드라이버 부문 우승을 위해 오랫동안 노력했고 그 결실을 보게 되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며 "함께 땀 흘린 팀 전체에 감사드리며 매번 온 힘을 다한 보상을 올해 받은 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현대 월드랠리팀은 선수들의 고른 활약으로 시즌 총 558점을 획득해 제조사 부문 종합 2위에 오르며 다음 시즌에 대한 전망을 밝혔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WRC 첫 드라이버 및 코드라이버 부문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운 뜻깊은 시즌이었다"며 "다음 시즌에도 멋진 모습을 모터스포츠 팬들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WRC 최종 라운드 현장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그룹 회장의 재회가 이뤄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양 회장은 지난 달 27일 경기도 용인의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현대N x 도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을 주관해 모터스포츠 발전을 위해 양사가 힘을 합치기로 결의한 바 있다. /100c@osen.co.kr

[OSEN=강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