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가 고성능 브랜드 N의 차세대 전동화 비전을 담은 롤링랩 RN24를 공개했다. 롤링랩은 ‘움직이는 연구소’라는 뜻으로, 모터스포츠에서 쓰인 고성능 기술을 양산 모델에 적용하기 전에 연구개발·검증을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차량을 뜻한다.

현대차는 24일 SNS에 현대 N 데이 영상을 배포하고 고성능 롤링랩 RN24를 소개했다. 2년 전 발표한 전기차 ‘RN22e’, 수소전기 하이브리드차 ‘N 비전 74′를 잇는 현대 N의 차세대 롤링랩이다. 아이오닉 5N의 고성능 기량을 더욱 작은 차체에 담으면서도 민첩함을 향상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대 N의 차세대 롤링랩 ‘RN24’.. /현대차 제공

RN24는 최고 출력 650마력을 발휘하는 아이오닉 5N의 PE(Power Electric) 시스템을 그보다 작은 차로 구현했다. 유럽식 차급 분류에 따르면 아이오닉 5N은 준중형차, RN24는 소형차다. PE 시스템 구현을 위해 현대차는 지난 2014년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출전하며 쌓은 노하우를 RN24 샤시(차량 뼈대) 설계에 활용했다.

RN24의 공차중량은 아이오닉 5N과 비교해 300㎏ 가벼운 1880㎏이며, 휠베이스(앞뒤 바퀴축 간 거리)도 아이오닉 5N과 비교해 300㎜ 이상 감소한 2660㎜다. 현대차는 민첩한 주행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공차 중량과 휠베이스를 줄였고, 문·보닛 등 차량 상단부에 있는 강판을 제거했다. WRC 차량의 특수 보호막에 기반한 ‘엑소 스켈레톤’ 설계가 적용된 것이다.

RN24에는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가 개발한 각종 선행 기술도 탑재됐다. 랠리모드 전자식 사륜 제어 기술이 대표적인데, 이는 자동차가 코너를 돌 때 운전자의 의도를 반영해 전·후륜 모터 및 각 바퀴의 회전량을 정밀하게 제어한다. 바퀴별 접지력, 브레이크 작동 시 차량 쏠림 등을 센서값으로 학습한 자동차가 실시간으로 네 바퀴에 동력을 배분하는 것이 특징이다.

RN24의 후미등와 리어 스포일러(공기 역학 측면에서 최적화를 위해 트렁크 위에 장착하는 장식 겸용 장치). /현대차 제공

RN24에 탑재한 E-핸드브레이크도 남양연구소에서 개발됐다. E-핸드브레이크는 회생제동을 통해 뒷바퀴를 잠그는 기술이다. 통상 경주용 차량에 쓰이는 핸드브레이크는 유압식 장치로 온도에 민감하지만, E-핸드브레이크는 전자식으로 작동해 어떤 온도에서든 일정한 제동력을 유지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 등이 적용됐다.

현대차는 오는 27일 경기 용인시에서 열리는 ‘현대 N·도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RN24를 처음으로 외부에 전시하고 시운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