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그룹과 국내 배터리 업계가 전기차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손을 잡는다. 이를 통해 전기차 화재로 인한 시장 불안을 잠재우고 판매 반등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SDI(006400), SK온 등 배터리 3사와 함께 ‘배터리 안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 이달 초 열린 첫 회의에는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장(사장)을 비롯해 배터리 3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 이미지. /현대차그룹 제공

이번 회의에서 배터리 3사 CEO는 전기차 안전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배터리 판매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3사와 힘을 모아 유럽, 북미 완성차 업체를 넘어서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판매량 회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안전성에 초점을 맞추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5일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정부의 배터리 인증제 시범 사업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외에 LG에너지솔루션 등 5개사가 참여한다.

배터리 인증제는 정부가 차량에 탑재하는 배터리의 안전성을 사전에 직접 시험·인증하는 제도로 내년 2월부터 의무시행되고, 1년의 유예기간이 적용된다. 현대차그룹은 시범 사업을 통해 제도를 조기에 안착시킨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8월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 후 이른바 전기차 공포증이 확산하자, 가장 먼저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했다. 이후에는 전기차 안전을 책임지는 핵심 기술인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기술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6만5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 감소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가 작년 상반기 6만2758대에서 올해 3만3388대로 46.8%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봐도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는 부진한 편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BYD가 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현대차그룹은 테슬라, 중국 지리, 독일 폭스바겐 등의 뒤를 이어 8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