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이 인도 기업공개(IPO)를 통해 현지에서 조달한 33억 달러(약 4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에 투자하겠다고 22일(현지시각)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현대차 인도법인의 인도증권거래소(NSE) 주식 상장 이후 취재진과 만나 “인도시장에서 전기차를 비롯한 수소연료전지, 커넥티비티(연결기술) 등 소프트웨어(SW) 분야에 투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도의 젊은 층이 원하는 차량 제작과 인도의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교육 등에 많이 투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차 제공

현대차 인도법인은 이날 인도 증시에 상장했다. 현대차의 해외 자회사가 현지 증권 시장에 상장한 것은 처음이다. 현대차 해외 자회사의 첫 상장이며, 외국계 완성차 기업으로는 인도 증시 사상 두 번째다. 정 회장은 이날 열린 기념식에서 증시 상장을 알리는 의미로 직접 타종했다.

정 회장은 “IPO를 통해 더 좋은 제품을 생산·판매해 인도 소비자에게 가까이 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인도시장의 한 일원으로 현대차가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중요성을 느낀다”며 “IPO를 통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기업으로 전진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인도시장을 거점으로 그 주변국까지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내수도 크지만, 수출도 많이 하기 때문에 해외 시장을 개척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인도는 기술 개발이나 정보통신(IT) 분야에서 발전이 빠르기 때문에 현대차와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인도의 전기차 전환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충전 인프라(기반시설)와 배터리 코스트(가격) 문제는 기술이 더 개발되면 현대차도 가격을 낮출 수 있다”며 “6~7년이면 많은 부분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도 정부가 전기차 전환을 강조하고 있어 기술과 코스트만 맞춰지면 전기차 시장 전환은 시간 문제”라고 덧붙였다.

전날 이뤄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면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회장은 모디 총리에게 “IPO를 설명하고 IPO로 생긴 자원으로 더 많은 투자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현대차가 잘해서 (현지기업인) 타타 같은 좋은 기업이 되고 싶고, (모디 총리가) 정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