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기로 하고 시점을 고민 중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대폭 할인에 나서는 연말에 정책을 시행할지, 내년 초로 미룰지 검토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가 할인하고 보조금이 추가되면 전기차 가격은 수백만원 저렴해질 전망이다.

16일 관계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추가 보조금 지급 시기와 보조금 상한선을 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5500만원 미만 전기차에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는 방안과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가격을 할인하면 그에 맞춰 보조금을 더 얹어주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아직 명확하게 (보조금) 수치를 정하진 않았다. 보조금 지급 시점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전기차 충전소 모습. /뉴스1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으로 차량 가격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보조금을 100% 지원하는 자동차 가격 기준을 기존 5700만원에서 올해 5500만원 미만으로 낮췄다. 내년에는 전액 지원 기준을 5300만원 미만으로 낮출 방침이다.

업계는 한시적 보조금 상향을 기대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최근 2년간 뒷걸음쳤기 때문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9월 신규 전기차 등록 대수(상용 포함)는 전년 동기(11만7611대)보다 7.8% 감소한 10만8430대였다. 2022년 1~9월에는 11만9841대가 판매됐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이 확대되면 판매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환경부는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가격을 500만원 내리면 100만원의 보조금을 추가 지급했다. 이에 따라 보조금은 최대 680만원에서 780만원까지 올랐다. 자동차 회사가 400만원 내리면 80만원, 200만원 내리면 35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됐다.

올해 IIHS 출동 평가에서 새롭게 TSP+ 등급을 받은 아이오닉5. /현대차 제공

현대차(005380)는 지난해 9월 5410만원이던 아이오닉5 익스클루시브 모델을 400만원 할인했다. 80만원 늘어난 국고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서울시 기준)을 더하면 소비자들은 4070만원에 아이오닉5를 살 수 있었다. 현재 아이오닉5 익스클루시브 모델은 5291만원이다. 국고보조금 650만원과 서울시 기준 보조금 150만원이 나온다. 여기에 정부와 업체가 예년과 같은 할인과 추가 보조금을 지급하면 아이오닉5를 30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당시 기아(000270)도 EV6를 320만원 할인하면서 총 384만원 저렴해졌다. 지난 6월 출시된 EV3도 비슷한 규모로 할인에 나서 추가 보조금이 지급될 경우 실구매가가 3000만원 초반대로 낮아진다.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은 1000만원대 후반까지 내려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