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각) 파리모터쇼 현장을 깜짝 방문했다. 이날 현장에는 마크 페라치(Marc Ferracci) 프랑스 산업부 장관도 동행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완성차 제조사보다 중국의 전기차 업체 샤오펑 전시장을 먼저 방문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50분쯤 프랑스 제조사인 르노와 알핀, 기아(000270), 샤오펑 등이 있는 전시장 6관을 찾았다. 전시장 동쪽 출입구로 들어온 마크롱 대통령은 동에서 서쪽 방향으로 전시장을 살펴봤다.
첫 번째로 찾은 전시관은 프랑스 부품 기업 발레오였다. 발레오는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주행에서 주차까지 최대 6개의 카메라, 5개의 레이더, 12개의 초음파 센서 및 관련 소프트웨어와 연결할 수 있는 차량 안전 플랫폼 ‘발레오 스마트 세이프티(VSS) 360′을 공개했다. 현장에는 크리스토프 페릴라트 발레오 최고경영자(CEO)가 배석해 마크롱 대통령에게 신기술을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자동차 업계의 로비 단체인 자동차 플랫폼(Plateforme Automobile)의 루크 샤텔 사장과 만나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이어 발레오 옆에 전시관을 꾸린 중국의 샤오펑을 찾았다. 마크롱 대통령이 전시장 앞에 도착하자, 알렉스 탕 샤오펑 해외 시장 담당자가 마중을 나왔다. 샤오펑은 이번 모터쇼에 전기차인 ‘P7+’를 공개했다. 이 차량은 2020년 출시한 P7에 인공지능(AI)를 접목한 모델이다. 샤오펑 관계자는 “자율주행 등 차량 내 다양한 영역에서 AI 기술을 유기적으로 접목한 세계 최초의 AI 차량”이라고 소개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샤오펑을 방문한 것이 사전에 약속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완성차 기업 전시장을 기준으로 프랑스 기업인 르노나 알핀보다 중국 기업 전시관을 먼저 찾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중국은 프랑스의 아시아 최대 무역 파트너다. 프랑스는 중국의 세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이자 유럽연합(EU)에서 세 번째로 큰 투자대상국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월 프랑스를 방문해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샤오핑과 마주 보고 있는 기아(000270) 전시장은 방문하지 않았다.
이어 마크롱 대통령은 르노 전시관을 방문해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최고경영자(CEO)의 안내를 받으며 라팔, 엠블럼, 르노5, 트윙고, R4 등의 차량을 살펴봤다. 마크롱 대통령은 R4 차량 앞에서 멈춰선 뒤 루카 CEO에게 여러가지를 물으며 차량 이곳저곳을 꼼꼼하게 만져봤다.
마크롱 대통령은 르노4의 플라워파워 무늬 에디션 차량에 탑승하기도 했다. 운전석에 앉은 마크롱 대통령은 스티어링휠(운전대)을 움직이며 차량을 유심히 살펴봤다. 보조석에는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CEO가 동승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모터쇼 현장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때 르노 전시장의 출입이 제한되기도 했다. 경호 문제로 사전에 비표를 받은 사람만 르노 전시관에 들어갈 수 있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르노그룹 내 스포츠카 브랜드 알핀(Alpine) 전시장도 찾았다. 알핀은 이번 파리 모터쇼에서 브랜드 최초의 전기 스포츠 패스트백 ‘A390′의 콘셉트카 ‘A390_β(베타)’를 공개했다. 또 6기통 수소 엔진을 탑재하는 수소 레이스카 알펜글로우(Alpenglow) Hy6, 그리고 알핀의 엔지니어링과 ‘아틀리에 프로그램(Atelier programme)’의 커스터마이징 옵션을 적용한 아이코닉 모델 A110의 새로운 버전도 공개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시장 4관으로 자리를 옮겨 푸조 부스를 찾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푸조의 순수 전기차인 ‘푸조 인셉션 컨셉트’의 운전석에 앉았다. 이 차는 완충 시 최대 800㎞를 주행할 수 있다. 현장에는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와 린다 잭슨 푸조 CEO가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