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8년 만에 판매량 1위에 오른 BMW가 9월까지 판매량 선두를 달리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그 뒤를 쫓고 있다. 일본 완성차 업체는 하이브리드차 인기에 힘입어 아우디·폭스바겐을 따돌리며 9월까지 판매량 4위를 기록했다.
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BMW의 올해 1~9월 누적 신규등록 대수는 작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5만4472대를 기록했다. 2위인 벤츠의 누적 신규등록 대수는 4만804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4376대)보다 11.6% 줄었다.
BMW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전기차 판매량에서 벤츠를 앞질렀다. ‘베스트셀링카(가장 많이 팔린 차)’를 놓고 매달 벤츠의 E클래스와 경쟁했던 BMW 5시리즈는 올해 1~9월 1만4916대가 판매돼 벤츠의 E클래스(1만7417대)에 뒤졌다. 하지만 BMW의 SUV인 X시리즈(M 포함)가 1만9239대 팔리며 벤츠의 SUV(1만4466대·AMG·마이바흐 포함)를 앞섰다. 전기차도 BMW가 4979대로 벤츠(3271대)를 1700여대 앞질렀다.
BMW와 벤츠는 소비자층이 확연하게 갈린다. 올해 1~9월에 BMW를 선택한 19~39세는 총 1만1501명으로 집계됐다. 벤츠는 5446명이었다. 40~70세 이상은 BMW(2만379명)와 벤츠(2만122명)가 비슷한 수준이다.
중위권에서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올해부터 판매량이 집계된 테슬라가 3위를 차지한 가운데, 3~4년 전까지만 해도 ‘NO재팬(일본에 대한 불매운동)’ 영향을 받았던 일본 브랜드 렉서스가 4위까지 올라오며 독일 업체를 제쳤다. 테슬라의 올해 1~9월 누적 신규등록 대수는 2만3617대, 렉서스는 1만196대다. 지난해 테슬라의 판매량은 집계되지 않았고 렉서스는 볼보, 아우디에 밀린 5위였다.
지난해 3·4위를 기록했던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누적 1만7868대(3위)를 판매했던 아우디는 올해 1~9월 6529대로 작년 동기(1만4107대) 절반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7059대를 판매한 도요타에도 밀렸다. 렉서스와 도요타 차량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올해 1~9월 1만7255대를 판매하며 볼보(1만1123대)와 폭스바겐그룹코리아(1만2768대)를 앞질렀다.
BMW, 벤츠와 ‘빅 3′를 형성했던 아우디는 인기 차량이 부족해 올해도 2만대 판매가 어려워 보인다. 중형 세단 A6만 올해 1~9월 수입차 판매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폭스바겐도 지난 3·8월 준중형 SUV ID.4가 두 차례(19위, 2위) 이름을 올린 것을 제외하면 20위권 내에 드는 차종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