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지난달 14일부터 전기차 무상 점검에 나선 가운데, 누적 점검 차량이 5100대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무상 점검 초기 하루 평균 점검 대수는 약 100대였지만 지금은 180여대까지 올라왔다. 무상점검 고객이 몰리면서 일부 서비스센터는 주말에도 점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27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무상점검 시행 약 한 달 반 동안 총 5100대의 전기차 점검을 완료했다. 대상은 지난달 1일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EQE 모델을 비롯한 전기차 전 차종이다. 벤츠코리아가 2019년부터 지난달까지 국내에 판매한 전기차는 총 1만9500여 대(카이즈유 기준)다. 업무일 기준으로 28일 만에 판매된 전기차의 약 25%를 점검한 것이다.
벤츠코리아는 지난달 1일 화재 이후 전체 전기차를 대상으로 무상점검을 시작했다. 연말까지 전국 75개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무상점검이 가능하다. 현재 무상점검 문의는 하루 평균 약 150건으로 알려졌다.
무상 점검 내용은 ▲배터리의 물리적 손상 여부 확인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확인 ▲배터리 전기장치의 작동상태 및 저장된 진단 코드 등이다.
벤츠코리아는 무상점검을 독려하기 위해 연중무휴 24시간 운영되는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케어 전담 핫라인’을 별도로 개설했다. 무상점검 첫 예약 시 차량 픽업 및 배송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모든 전기차 고객에게 30만원 상당의 충전 쿠폰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화재 피해 입주민에게 신형 E클래스 세단을 1년간 무상 대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난달에는 입주민의 빠른 일상 복귀를 위해 45억원을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경찰은 벤츠 전기차 화재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최근 국과수는 외부 충격으로 발생한 배터리 셀 손상이 화재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당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지하 주차장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차량 78대가 불에 타고 880대가 그을림 등의 피해를 봤다. 대규모 정전과 단수가 이어지면서 입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전기차 고객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안내하면서 무상 점검을 독려하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즉각 대응해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