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타이어 업계가 겨울용, 전기차(EV),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전용 타이어 제품군을 강화하고 나섰다. 각 차량에 특화된 기술력을 집약한 전용 타이어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운전자의 안전성과 수익성을 함께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한국타이어)는 최근 SUV 전용 프리미엄 컴포트 타이어 ‘다이나프로 HPX’를 유럽 지역에 출시했다. 다이나프로 HPX는 세단에 비해 무겁고 무게 중심이 높아 회전 시에 쏠리는 힘이 큰 SUV에 특화된 기술력이 적용된 제품이다.

한국타이어 SUV 전용 타이어 다이나프로 HPX 기술력 /한국타이어 영상 캡처

다이나프로 HPX는 고속 주행과 회전 시에 타이어에 균등한 힘이 가해지도록 하고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 사이드 월(side wall·바닥과 수직을 이루는 타이어 옆면)과 트레드(바닥에 닿는 타이어의 접지면) 등의 강성을 높였다. 타이어가 힘에 의해 변형되지 않고 쉽게 미끄러지지 않도록 설계한 것이다. 또 타이어 바깥쪽(트레드 가장자리)인 숄더의 폭을 일반 타이어에 비해 넓게 만들었다. 하중이 쏠리는 숄더 블록이 넓어지면 핸들링이 좋아질 수 있다.

트레드 패턴(트레드에 새겨진 모양)에는 ‘3D 그립컨트롤 사이프’기술을 적용했다. 타이어의 블록이 톱니바퀴 모양으로 설계돼 주행 중 맞물리게 되고, 이에 따라 블록 움직임이 최소화되면서 결과적으로 블록 강성이 높아진다. 강성이 높아지면 마른 노면, 젖은 노면, 눈길 등 다양한 노면 환경에서 접지력이 좋아진다.

금호타이어의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이노뷔(EnnoV)’의 소음 방지 기술./금호타이어 동영상 캡처

금호타이어(073240)가 선보인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이노뷔(EnnoV)’에도 과학이 숨겨져 있다. 내연기관차는 어느 정도 회전수가 높아져야 최대 토크에 도달한다. 하지만 전기차는 엑셀을 밟는 순간부터 모터가 최대 토크에 도달해 빠른 가속이 가능하다.

이노뷔 타이어 내부에는 폴리우레탄 폼 재질의 흡음재가 내장돼 있어 공명음과 지면과의 접촉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흡수해 준다. 타이어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오돌토돌 홈이 파인 딤플(dimple) 설계가 분산 시킨다. 또 이노뷔는 고분산 정밀 실리카가 적용된 전기차 전용 컴파운드를 사용해 강성을 높여 내구성과 제동력 등을 개선했다.

넥센타이어의 겨울용 타이어(윈터 가드 스포츠2)는 트레드 블록의 강성을 높이고 크기를 일반 타이어보다 20% 늘려 접지력을 높였다. 장화나 등산화가 빗길이나 바위, 흙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밑창에 오돌토돌한 패턴을 넣은 것과 비슷하다.

또 타이어에 새의 날개 모양인 V자형 패턴을 넣어 눈과 물이 빠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줬다. 배수를 원활하게 해 수막현상을 예방하는 것이다. 수막현상은 물에 젖은 노면을 고속으로 달릴 때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물로 된 막이 생겨 자동차가 조종성을 잃는 현상을 말한다.

넥센타이어의 겨울용 타이어 '윈터 가드 스포츠2'의 패턴 디자인 효과./넥센타이어 동영상 캡처

넥센타이어(002350)는 낮은 온도에서도 경화되지 않도록 특수 컴파운드(원료)를 사용했다. 타이어는 온도가 높아지면 말랑말랑해져 접지력이 상승하는 반면, 온도가 떨어지면 딱딱해져 눈길이나 빙판길에서는 제동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전용 타이어를 만들기 위한 화합물 종류는 50가지가 넘고 트레드 패턴 디자인과 어떤 소재를 추가하는지에 따라 타이어의 특성이 달라질 수 있다”며 “전용 타이어 사용여부에 따라 소음, 연비 등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