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르노에서 새로 나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맞죠?”

이달 9일 르노코리아의 중형 SUV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이하 콜레오스)’를 타고 가다 서울 광화문에 잠시 정차하자 사원증을 목에 건 한 직장인이 다가와 물었다. 콜레오스는 르노코리아가 4년 만에 내놓은 신차다. 국산 중형 SUV 시장은 현대차(005380) 싼타페·기아(000270) 쏘렌토의 점유율이 압도적인데, 르노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겠다는 목표다. 이 차는 출시 한 달 만에 1만5000대 이상이 계약됐다.

콜레오스의 전장(차 길이)은 4780㎜로 싼타페(4830㎜)나 쏘렌토(4815㎜)보다 짧다. 그러나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차량의 앞바퀴 차축과 뒷바퀴 차축간의 거리)는 콜레오스가 2820㎜로 싼타페(2815㎜)와 쏘렌토(2815㎜)보다 길다.

그랑 콜레오스./박성우 기자

콜레오스 E-테크 하이브리드를 타고 서울과 경기 등 약 140㎞를 운전했다. 콜레오스를 처음 봤을 때 웅장함과 단단함이 느껴졌다. 무광의 어반 그레이 색상은 우아했고 차량 전면의 ‘로장주(다이아몬드)’ 엠블럼은 르노의 정체성을 드러내면서도 세련미를 더했다.

콜레오스의 강점은 정숙함과 강력한 엔진 성능이다. 전기차를 원하는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정숙함을 유지하면서도 하이브리드 특유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동력이 전기에서 엔진으로 전환될 때 이질감이 느껴지는데, 르노의 E-테크 기술이 적용된 콜레오스는 엔진이 가동하고 있는지 모를 만큼 정숙했다.

그랑 콜레오스 실내./르노 제공

주행 모드는 편안하고 균형 잡힌 주행이 가능한 컴포트 모드를 비롯해 ▲에너지 효율에 초점을 맞춘 에코 모드 ▲역동적인 주행을 위한 스포츠 모드 ▲눈길 등 미끄러운 조건에서 신뢰할 수 있는 스노우 모드 등이 있다. 운전자의 운전을 분석해 자동으로 주행 모드를 전환하는 인공지능(AI) 모드도 있다.

콜레오스는 시원한 가속 능력을 보여준다. 가파른 오르막길에서도 가속페달을 밟자 막힘없이 경사면을 달렸다. 출력 100㎾(킬로와트)의 구동 전기 모터와 발전 기능을 겸하는 고전압 스타트 모터(출력 60㎾)로 이뤄진 듀얼 모터 시스템이 차량을 구동한다. 여기에 4기통 1.5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이 결합했다.

콜레오스는 도심 주행에서 최대 75%까지 전기 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차가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에서는 대부분 전기차 모드로 운전이 가능하다. 콜레오스에는 엔진, 타이어, 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의 반대파를 발생시켜 이를 상쇄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능이 동급 모델 최초로 탑재됐다.

르노의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 /박성우 기자

콜레오스 하이브리드의 복합 공인 연비는 리터(L)당 15.7㎞(19인 타이어, 테크노 트림 기준)다. 이번 시승에서 급가속을 반복했음에도 L당 14㎞대의 연비를 유지했다.

모든 차량에 자율주행 레벨2 수준의 주행 보조 기능을 비롯해 다양한 첨단 기능을 기본 사양으로 탑재했다. 실시간 티맵(TMAP) 내비게이션과 음성인식 시스템 누구 오토(NUGU auto)도 기본 제공한다. 오픈알 파노라마 스크린과 완전자동주차(풀오토파킹) 시스템도 기본 사양이다. 완전자동주차를 활성화하면 센서가 주차 공간을 찾는다. 이후 자동으로 스티어링휠(운전대)이 움직이면서 주차를 해줬다.

콜레오스 2열 좌석./박성우 기자.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가격은 세제 혜택 적용 시 3777만원으로 쏘렌토 하이브리드(3786만원), 싼타페 하이브리드(3888만원)보다 저렴하다. 콜레오스는 최첨단 사양을 엔트림 트림부터 기본화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였다.

콜레오스는 지난달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선정한 이달의 차로 선정됐다. 출퇴근 직장인은 물론 4인 가족의 패밀리카로도 쓸 수 있다.

그랑 콜레오스의 풀오토파킹 기능 사용 영상 /박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