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가 둔화하고 화재 논란이 겹치면서 전기차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중고차 시장에도 전기차 매물이 늘고 가격은 떨어지는 추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BMW는 이달 들어 전기차 일부 차종에 10% 넘는 할인율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iX xDrive 50 스포츠플러스는 출고가보다 12.9%(2000만원) 할인된 1억3500만원, i7 xDrive 60 디자인 퓨어 엑셀런스는 12.7%(2700만원) 할인된 1억8590만원에 판매 중이다.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 판매 가격. /자동차 구매 정보 플랫폼 겟차

아우디는 일부 전기차 할인율이 30%에 달한다. 아우디 e-트론 55콰트로, 스포츠백 55콰트로의 판매가는 각각 8256만원, 8636만원으로 출고가 대비 할인율이 29.5%(55콰트로 3455만원, 스포츠백 55콰트로 3613만원)다. e-트론 GT 콰트로, 콰트로 프리미엄, 고성능 RS 콰트로 할인율은 24.5%(3511만~5054만원)다.

현대차(005380)는 전기차 구매 고객에게 하와이 호텔 숙박권을 제공하고, 차종별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했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000270), BMW, 벤츠도 배터리 제조사를 밝혔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전기차 매물이 늘면서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381970)에는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이달 1일부터 일주일간 매물로 올라온 전기차 물량이 직전 주(7월 25~31일)보다 184% 증가했다.

인천에서 화재가 났던 벤츠 전기차 EQE 매물은 10건이 신규 접수됐다. 기존에는 약 6000만~7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으나 5900만원짜리 제조사 인증 중고차까지 나왔다. 벤츠 EQE(350) 출고가는 1억350만원으로 현재 약 10%(1035만원) 할인된 9315만원에 판매 중이다.

엔카닷컴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의 최근 중고차 가격은 전월 대비 각각 1.97%, 1.11% 하락했다. 테슬라 모델3와 모델Y는 각각 2.61%, 3.36% 떨어져 평균보다 높은 가격 하락 폭을 보였는데,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6만2593만대로 전년대비 1.1% 감소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국 가운데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한 건 우리나라뿐이다. 올해 1~7월 전기차 등록대수는 8만613대로 전년동기대비 13.4%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