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이 2024 파리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10연패를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현대차(005380)그룹의 40년 ‘양궁 지원’이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대한양궁협회 회장사로, 1985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한국 양궁과 인연을 맺었다. 대한양궁협회장은 2005년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담당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대한양궁협회 후원은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단체 후원 중 최장 기간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여자 양궁 단체 국가대표 선수들(왼쪽부터 남수현, 임시현, 전훈영)과 기념 촬영하는 모습. /대한양궁협회 제공

현대차그룹은 2021년 도쿄올림픽이 끝난 직후 파리올림픽 대비를 위해 실제 경기장인 앵발리드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진천선수촌에 건설했다. 파리 센강의 바람, 경기장의 음향·방송환경 등 변수를 적용한 모의대회가 이 시설에서 이뤄졌다. 전북 현대모터스의 홈구장인 전북 전주월드컵 경기장에서 소음 적응 훈련도 가졌다.

또 대회를 앞두고는 경기장에서 약 10㎞ 떨어진 스포츠클럽을 빌려 전용 연습장으로 활용했다. 프랑스 내 한식 케이터링 업체를 선정해 음식들을 제공하는 등 선수 심신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자 했다. 스포츠심리 전문가 등도 지원했다.

자동차 연구 개발 역량을 활용한 개인훈령용 슈팅로봇은 선수들의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 선수 슈팅 자세를 교정할 수 있게 만들어준 야외 훈련용 다중 카메라도 현대차그룹의 작품이다. 태양 직사광선을 반사하고, 신체 복사에너지를 방출하는 신소재로 만든 모자도 선수단에 전달했다.

이런 노력은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의 올림픽 단체전 10연패로 이어졌다. 정 회장은 29일(현지시각) 2024 파리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시상식에 등장해 임시현(한국체대), 남수현(순천시청), 전훈영(인천시청) 선수에 기념품을 전했다.

정 회장은 “선수들이 부담도 컸을 텐데 잘해줬다”며 “앞으로 본인들의 기량을 살려 원하는 것을 꼭 쟁취할 수 있도록 선수들을 돕겠다”고 말했다. 경기에 올 때마다 한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딴 덕에 정 회장은 양궁계 ‘승리요정’으로 통한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선수들이 워낙 잘해서 제가 묻어가고 있고, 운이 좋은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