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가 올해 2분기에 8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냈다. 두 회사 모두 전년 대비 판매가 줄었음에도, 비싼 차를 팔아 이익이 늘었다. 기아는 현대차보다 매출·영업이익 규모는 작지만, 역대 최고의 영업이익률(13.2%)을 달성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25일, 26일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두 회사의 올해 2분기 합산 매출은 72조5885억원, 영업이익은 7조9228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2분기(매출 68조4774억원·영업이익 7조6513억원) 실적을 넘어서는 것으로 역대 최대치다.
세부적으로 보면 현대차는 올해 4~6월 국내에서 18만5737대, 해외에서 87만1431대를 판매했다. 지난 1분기보다 국내 판매는 9.6% 감소했지만, 해외에서는 2% 증가했다. 신형 싼타페와 하이브리드 모델, 제네시스 등 고수익차가 많이 팔렸다.
기아는 올해 4~6월 국내에서 13만8150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8.4% 줄었다. 반면 해외에서는 65만7033대를 판매하며 0.01% 늘었다. 핵심 시장인 북미 권역의 판매 대수는 6.4%(27만8000여대) 증가했다. 주우재 기아 재경본부장은 이날 “미국에서 성장할 여력이 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가 최대 실적을 낸 이유로는 하이브리드차 판매 영향이다. 현대차는 최근 하이브리드 모델 생산을 대폭 늘렸다. 전기차 수요 감소를 하이브리드차가 대체하면서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현대차 관계차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등 모든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는 올해 2분기 하이브리드 판매가 8만9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전기차는 전년 동기 대비 21.8% 늘어난 5만4000대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순이익은 7조1305억원, 합산 영업이익률은 10.9%로 나타났다. 상반기로 확대하면 두 회사의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9조4599억원, 14조9059억원이다. 두 회사의 작년 한해 매출액은 262조4720억원, 영업이익은 26조7348억원이었다. 다만 고금리에 따른 수요 둔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보조금 정책 등은 하반기 리스크(위험요인)로 꼽힌다.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하는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차도 함께 생산할 예정이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하이브리드 판매 물량을 대폭 늘릴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