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000270)는 올해 2분기 매출 27조5679억원, 영업이익 3조6437억원을 달성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영업이익만 보면 현대차(005380)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고급차를 판매하는 글로벌 브랜드와 비슷한 수치를 나타냈다.

한국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기아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 영업이익은 7.1% 증가했다. 이로써 기아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종전 분기 기준 최다 매출은 지난해 2분기 26조2442억원,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 3조4257억원이었다.

기아 EV3. /기아 제공

특히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은 무려 13.2%로, 7분기 연속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 13.1%를 넘어 또 한 번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것이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0% 늘어난 2조9566억원으로 나타났는데, 기아는 영업이익·당기순이익·영업이익률까지 모두 역대급 실적을 냈다.

기아는 올해 상반기 매출은 53조7808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상반기 실적 49조9349억원보다 7.7%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 또한 지난해 상반기 6조2770억원보다 12.6%(약 8000억원) 증가한 7조694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5조765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기아는 올해 2분기 국내에 13만8150대, 해외에 65만7033대 등 총 79만5183대를 판매했다. 스포티지와 쏘렌토 등 레저용차(RV)와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에도 불구하고 국내 판매는 8.4% 감소했다. 반면 북미 권역에서 견조한 수요가 이어진 데다 RV 차종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됐고, 중남미 등에 공급 물량을 늘리며 전년 동기 대비 0.01% 상승했다.

기아의 대형 전기 SUV 'EV9'. /기아 제공

이는 오토랜드 광명의 전동화 전환에 따른 리오 단산, 위탁생산 공장의 생산 차종 재편에 따른 모닝의 공급 제약으로 소형차 수요가 높은 유럽 권역 판매가 감소했고, 인도에서는 일부 차종의 연식 노후화로 판매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기아 측은 설명했다.

반면 전체적인 판매 대수가 줄었음에도 친환경차와 RV 판매 비중 확대에 따른 대당 판매가격(ASP) 상승, 고매출 시장인 북미 권역의 판매 호조가 이어지며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5% 늘었다고 기아는 설명했다. 영업이익은 고수익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 및 가격 상승 효과, 업계최저 수준의 인센티브 정책 등에 힘입어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친환경차 판매가 늘어난 것도 신기록 수립에 크게 기여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속에서도 EV9 신차 효과 등에 힘입어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21.8% 증가한 5만4000대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차(HEV) 판매는 전년 대비 7.5% 늘어난 8만9000대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전체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16만2000대를 기록했다.

기아는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갖춘 인기 RV 모델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EV3 신차 출시, EV6 상품성 개선 모델 판매를 본격화하면서도 세단인 K8 부분변경 모델을 투입해 영업영역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쏘렌토 하이브리드 상품성 개선 모델, 카니발 하이브리드, K4 등 신차 판매를 중심으로 수익성과 판매 물량 확대를 모두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EV3와 EV6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해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실수요에 기반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의 최적 공급, 소형차 공급 확대로 상반기 판매 부진을 만회할 계획이다.